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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r 27. 2019

오늘 아빠가 집에 왔으면 좋겠어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오늘 아빠가 집에 왔으면 좋겠어

최근 들어 딸아이의 아빠에 대한 애착이 강해졌다.


"할머니, 오늘 아빠 집에 와?"

"아니, 아빠는 금요일에 오실 거야"

"그래? 힝.. 아빠랑 놀고 싶은데.."


매일 퇴근시간 무렵 할머니께 아빠가 집에 오는지 질문을 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딸과 보내는 시간이 많긴 했지만, 내가 없으면 없는 대로 쿨하게 잘 노는 아이였다. 그런데 요즘따라 왜 그렇게 아빠를 찾는지..

안타깝기도 하고 짠한 마음에 주말은 항상 딸과 함께다. 놀거나 잠들 때도 껌딱지처럼 붙어있다.


"슈밍이는 아빠랑 뭐 할 때가 좋아?"

"나랑 놀아줄 때"


벌써 7살이다. 한 살 한 살 자랄수록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간다. 집에서는 그림 그리기, 색종이 접기, 보드 게임을 주로 한다.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아한다. 밖에 나가서는 어린이 뮤지컬과 영화를 즐겨본다. 활동적이라 공원에 놀러 가기도 하고, 운동을 같이 하기도 한다.


아빠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돈을 벌어와서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빠가 필요한 시기에 하고 싶은 것을 함께 해주는 것도 필요한 역할이다. 부모님 세대의 일반적인 아버지는 직장생활과 술자리로 인해 가정에서 함께하기 어려웠다. 아빠는 직장생활, 엄마는 가사/육아로 역할의 이분화가 사회 분위기였다.


당시 맞벌이에도 불구하고 내 아버지는 주말만큼은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셨다. 여행도 자주 다녔고, 외식을 하거나 운동도 많이 했다. 그런 기억 하나하나가 나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그려주었다.


아빠가 된 나는 나의 롤모델을 아버지에게서 찾았다. 가족과의 시간과 행복을 위해 직장에서 성공을 과감히 포기한 아버지를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작년부터 주말부부가 되고 아빠로서 나의 역할이 많이 부족해졌다. 매일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일주일에 고작 2~3일만 함께 한다는 것이 아쉽다.


물론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아빠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때는 서운하더라도 기꺼이 딸이 벗들과 보내는 시간을 존중해줄 생각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아빠와 보내는 시간을 길다고 좋은 육아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딸아이가 바라는 동안에는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이가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라십니까?

유치원에서 부모에게 보내온 설문지에 있던 질문이다.

1) 매우 그렇다.  
2) 그렇다.
3) 보통이다.
4) 그렇지 않다.
5) 매우 그렇지 않다.


2) 그렇다에 답변을 했다. 성공이 전부는 아니다. 사회적 성공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공이 기반되지 않으면 행복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을 위한 성공을 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매일 전화나 영상통화를 합니다. 아빠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 돈 번다고 멀리 있으니깐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아"라고 말하기보다 "많이 보고 싶어? 그럼 아빠가 지금 갈게"라고 말하고 달려갈 수 있는 아빠가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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