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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Apr 18. 2018

아빠와 딸의 데이트가 필요한 이유

비 오는 날의 데이트


아빠 오늘 주말이야?


고요한 토요일 아침 딸아이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단잠을 깨운다.


"응, 오늘 주말이야"


평일날 아침에는 일어날 때 짜증을 부리지만 주말이면 딸아이도 활짝 웃으며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평일에는 일찍 출근하는 아빠, 엄마와 아침부터 놀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그럼 우리 놀러 가자"

"그런데 밖에 비가 오는데 어쩌지?"

"우산 쓰고 나가면 되지"


그렇게 기대하던 주말인데, 비가 온다고 외출을 포기할 수는 없나 보다. 창밖을 보니 빗줄기가 제법 거세다.


'우산 쓰고 나가도 옷 버릴 텐데.. 집에서 OO튜브 같은 영상이나 보여줄까?'


하지만 부모가 좀 귀찮더라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보여주기보다는 나가서 함께 노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옷 따뜻하게 입고 장화 신고 가자"

"그래 좋아"


딸아이는 벌써부터 신이 났다. 막상 비가 오는데 어디서 놀아야 할까? 문득 집 근처 공원이 떠올랐다. 공원 주차장 지하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있고, 놀이공간도 있으니 괜찮겠지.


평소라면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텐데, 빗속을 뚫고 차를 몰았다. 주차를 하고 딸아이를 안고 내렸다. 실내에서 놀려고 했는데 답답한지 밖에 나가고 싶어 했다. 어쩔 수 없이 우산을 쓰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우와 좋다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시원한 봄비, 상쾌한 공기, 알록달록 핀 꽃들이 잘 어우러졌다. 딸아이는 우산을 받쳐 쓰고 장화를 신고 조심조심 밖으로 나간다. 이내 신이 나서 물이 고인 곳을 텀벙거리며 뛰어다닌다. 옷을 버리는 것은 괜찮으나 가족여행을 앞두고 감기가 걸릴까 봐 걱정이 되었다.


"우리 사진 찍을까?"

"뿌잉뿌잉"


어디서 배웠는지 제법 사진찍는 포즈를 취하는 것이 웃겼다.    


스마트폰 사이로 보이는 아이가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가 되었구나. 혼자 뿌듯함과 서운함이 뒤섞여서 한동안 멍하니 딸을 바라보았다.


"아빠~~~~~"


어느새 다가왔는지 딸은 내 손을 붙잡았다.


"우리 들어가서 영화 봐요"


딸의 손에 이끌려서 건물로 들어가서 3D 영화를 보고, 놀이공간에서 체험놀이를 하면서 놀았다. 오랜만에 뛰어노는 게 즐거운지 폴짝폴짝 잘 뛰어다녔다.


"아빠랑 노니까 재밌어?"

"네! 너무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좋아하는데 많이 놀아주지도 못했네'

고마움과 미안함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 배고파요"

"우리 맛있는 것 먹을까?


이른 시간이라 공원 매점이나 카페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비 오는 날 딸과 함께 먹는 간식도 꽤 맛있는데..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랐다.


"아빠, 우리 내일 또 와요"

"헤헤 그렇게 할까?"


비가 억수같이 데리는 날 아침. 딸과 함께한 공원 데이트는 아빠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넓은 공원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았다.



※ 주말에 딸과 단 둘이 데이트를 즐기는 편입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딸과 오롯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둘째, 아내에게 편안하게 휴식시간을 주고 싶어서

셋째, 나의 운동량을 증가시키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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