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디 작아도 소중할 수 있다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예전에 새끼손가락 골절로 3주간의 반깁스를 풀고 소소한 재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감각이 빨리 돌아 오지 않아 걱정이 들곤 했습니니다.


그럼에도 한가지 얻은 소득은, 의외로 새끼손가락이 일상에 숨은 공헌자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바지 호주머니에 무언가 넣고 꺼낼때, 그리고 기타를 칠 때는 새끼손가락만의 고유한 역할이 있었습니다. 물건을 단단히 쥘 때도 이녀석의 역할은 생각보다 대단했습니다. 이녀석이 제대로 구부려 지지않으면 주먹도 완성될 수 없었습니다.


골절 덕에 숨은 공헌자를 발견하였습니다.

작지만 참 소중한 존재라는 것 말이지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 진실이다


또 그로 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눈가에 포진이 돋았습니다. 간혹 단순포진이 피곤과 과로의 증상으로 잘 올라 오길래 무모한 자가처방으로 버티었습니다.


생각보다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 갔더니 대상포진이라고 판정받았습니다. 자칫 시력이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말에 긴장했습니다. 그리고 어릴적 알았던 수두바이러스가 내재잠복되다가 몸의 균형이 깨지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말도 귀여겨 들었습니다.


작은 통증과 상처라도 아픈 것은 아픈 것입니다. 대수롭지 않은 작은 통증이 큰 고통을 가져다 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시절 잊고 있었던 아픔의 기억은

스스로 리듬을 잃고 몰려 오는 고민에 대한 방어가 약해질 때, 다시금 마음 속을 헤집어 놓기도 한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작은 것들은 잘 잊혀지거나 때로는 관심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이라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작고 소소한 것들, 그런 것들 부터 고민하고 세상의 바꿈을 생각하시는 분들 틈에서, 어느새 다시 크고 거창한 것들에 대한 공상놀이에 사로 잡혀 있었나 봅니다.


작지만 소중한 일상이 세상의 변화의 중심이 되는, 그런 것들 다시 생각해 봅니다.


날이 더워 '작은'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 입고 싶은 날입니다.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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