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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Nov 27. 2023

일상(日常) 주의자

웅이가 여니에게

일상(日常)...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라는 뜻의 단어.


그런데 그날이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그대로 복제되어 반복될 수는 있는 것일까요?


특정하는 '그날'이 '늘~'이라는 개념의 항상성을 지닌다는 의미의 단어라면, 단정적 일지 모르지만 '일상'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인지하든 알아채지 못하든 '일상'은 소중하고 고귀합니다. 이데올로기나 신념을 쌓아 올리기엔 부적한 껍데기라, 무슨 ‘~주의’, ‘~ism’라는 말은 버겁기만 한데, 굳이 묻는다면 스스로 ‘일상주의자’라 말합니다.


가슴속에서 사랑을 망실하면 소소한 것보다 거대한 것으로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세상을 이야기하고 섭리를 이야기하며 신과 인간의 오묘한 관계를 고찰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하루하루는 그저 노트 위에 일렬로 늘어 찍은 새까만 점같이 그놈이 그놈처럼 보이기 마련이지요. 이럴  우리는 항상 같은  '일상' 간구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이 마음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노라면, 가치에 대한 판단을 하는  마음의 프레임은 점점 작고 작은 것으로 미시한 현미경을 들이대기 마련입니다. 그 소소하고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의 나날도 매번 같은 날일  없음을 알게 되지요.


그래서 궁금해하고 급기야 물어보게 됩니다. 너의 사소한 하루를.  사소한 하루에 대한 궁금함과 물음은 그렇고 그런 둘러대기 말시작이 아닌, 마음속에 자리 잡은 작고 작은 현미경 안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게 사랑입니다.


"궁금해요.
당신의 하루, 당신의 감정, 당신의 사소함.
그러니까 좋아해요.
다정하게."
2017. 나뜨랑 (웅이와 여니)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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