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가 여니에게
"(곰은) 어수룩하고 느리지만, 똑똑하면서도 재빠르다. 곰은 사나운 발톱을 가지고 있으며 몸집이 크고 힘이 세다."
아마 중고등학교 때부터인 듯하지만 30여 년 넘게 친한 친구 지인들 사이에서의 별명은 '곰탱이'였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염두가 필요합니다.
1. 고3 이후 재수생 시절 갑자기 불어나 헤비급에 육박하는 덩치를 키우기 전에는 제법 팔다리 쭉쭉 길고 날씬했는데, 왜 곰을 떠 올렸을까요?
2. '곰돌이'가 아닌 '곰탱이'라는 호칭에 대한 고찰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곰탱이'가 더 어울립니다.
카카오 톡에 나타난 캐릭터 라이언 전무의 모습을 보면 내가 오버랩된다는 친구부터, 곰 같은 사람이 좋다 하여 스스로 '곰탱이'임을 밝히고만 기분 좋은 인연까지... 무관하지 않은 것 같긴 합니다.
대학 동기 녀석의 '러시아에서의 곰'에 대한 포스팅을 보다가 잠시 떠 오른 생각들.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마샤와 곰(Маша и Медведь, Masha and the Bear)”은 러시아가 만든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꼬마 말괄량이 숙녀인 ‘마샤’와 상냥한 ‘곰’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곰은 덩치가 크지만, 약한 동물을 괴롭히진 않습니다.
러시아인은 스스로를 곰으로 표현할 정도로 곰을 좋아합니다. 곰은 조용한 숲 속에서 주로 혼자 사는데, 느리고 온순하며, 관대하고 인내심이 강한 편입니다. 겨울철에는 동면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하며,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식욕을 가졌습니다. 어수룩하고 느리지만, 똑똑하면서도 재빠르지요. 곰은 사나운 발톱을 가지고 있으며 몸집이 크고 힘이 셉니다. 위험해졌다고 판단되거나 화가 나면 포악하게 돌변하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무너뜨리고 맙니다.
이런저런 의미에서 곰탱이가 참 좋습니다.
요즘 그 곰탱이가 너무 날씬해지는 것만 뺀다면.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