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기

스스로를 믿는 삶

by 이우주

상담선생님과 만난 지 어느덧 2년 차가 된 시점이었다.

내게는 세상 누구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분이셨다.


"오랫동안 우주씨를 봐오면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요.

바다에 떠 있는 스티로폼으로 된 부표를 끌어안고 있는 것 같아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인 거죠.

본인은 충분히 수영을 할 줄 알고, 잠수도 할 수 있고, 헤엄쳐 갈 수 있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부표를 끌어안고 있어요."


자신을 지나치게 믿지 못하고, 지나치게 자책하던 때였다.

방법을 다 아는데 내가 나라서 무서운 것이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삶이 주는 공포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든 삶과 같았다.

늘 끌어안을 무언가를 찾아야만 했다.


한 때는 책이었고, 사람이었고, 동물이었으며, 운동이기도 했다.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보다는 불안을 막기 위한 집착의 일종이었다.

건강한 이유가 아니었기에 늘 탈이 났다.


읽지도 않고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책만 사모으는 게

마치 애니멀호더 같았고,

건강하지 않아 너덜너덜해져 형체조차 사라진 체 끝이 난 연애사가 있었으며,

소득보다 과하게 운동에 돈을 지출하기도 했었다.

이 모든 행동이 가리키는 곳은 한 곳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곳이다.


구멍 난 장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늘 채워지지 않는 삶이었다.

평생 부표만 끌어안고 살 순 없었다.

나보다 나를 더 믿는 선생님을 따라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헤엄칠 줄도, 잠수할 줄도 아는 사람.

나는 이미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나에 대한 믿음이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는 이미 헤엄치는 법을 알고 있다.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세찬 파도와 까마득한 안개에 잠시 잃고 잊은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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