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우주씨, 본인을 좀 살게 해 줘요.
여러 가지 공기가 있는데 우주 씨는 매연만 들이마시고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병이 안 나겠어요"
그맘때의 나는 채워지지 않는 마음 깊은 곳의 공허함과
슬픔 그리고 잦은 분노를 느꼈고 원인을 알지 못해 괴로웠다.
선생님은 내가 나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느낀다고 하셨다.
맞다.
세상에는 왜 그리 잘나고 멋들어진 사람들이 많은지,
그래서 나는 나를 사랑하는 게 참 어려웠다.
"우주 씨, 까딱하면 성격장애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정신 차려야 돼요.
지금부터 죽을힘을 다해서 바꿔야 해요"
이제껏 무언갈 강요한 적 없던 선생님이 그날은 달랐다.
나는 정말로 큰일 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포감이 들었다.
성격장애라 함은, 한 가지 감정에 고착화되어 전환이 어려운 정신질환이라고 한다.
성격장애가 되면 상담지속이 어렵고 치료도 어렵다고 했다.
들려오는 모든 말들이 튕겨져 나갈 거라고.
나는 슬픔, 우울이라는 감정에 고착화되어 가는 중이었다.
"선생님, 죽을힘을 다하는 거, 그건 또 제가 잘할 수 있어요"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상 속의 우주 씨 말고, 현실의 우주 씨를 사랑해 줘요"
아무리 잘 사려고 애를 쓰고 자기 계발에 집착해도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
자꾸만 슬프고 화가 나는 이유,
세상이 삭막하게만 보이는 이유인 것이다.
나는 그날 선생님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내게 더는 내려갈 곳이 없었다.
나는 세 가지 과제를 받았다.
첫째, 시간이 나면 걷거나 달릴 것 (걷는 것은 만보이상이 좋다고 하셨다.)
둘째, 걷다가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사진 찍을 것
셋째,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행동을 실천할 것
여전히 지금도, 이 과제는 유효하다.
그날 나는 나의 작은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나는 나를 믿어'
또다시 무녀저도, 나는 다시, 또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