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모으고 있을까
나는 엄마만 생각하면 늘 목이 메고 가슴이 사무쳤다.
그날은 엄마 얘기를 했다.
"선생님, 저는 엄마 생각만 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못 견뎌하는 것 같아요.
엄마의 지난 시절이 자꾸 눈에 그려지면서 슬퍼져요.
엄마 인생이 너무 불쌍해요."
"우주씨, 어머니는 현재를 잘 살고 있는 분이에요.
그런데 왜 우주씨가 자꾸 엄마의 과거를 들춰봐요.
어머니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하실걸요?"
"맞아요. 엄마는 지금이 제일 좋고 가장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거 봐요. 우주씨가 자꾸 엄마의 과거를 비추고 있어요.
전에 얘기한 매연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에요.
불행한 조각들을 자꾸 수집하고 있어요.
계속 모아서 '봐, 나는 이만큼이나 불행해'라고 하려고요.
그게 우주씨를 찌르고 있어요.
아파요, 우주씨"
엄마는 행복하다는데, 지금이 제일이라는데,
당사자가 괜찮다는데 왜 나는 내 것이 아닌 과거를 놓아주지 못했을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모아 온 불행의 파편들은 늘 나를 찌르고 있었고
나는 그 감각에 익숙해져 결국 둔감해져 있었다.
내가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이 나를 아프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아니 그동안 어떤 조각들을 모아 왔을까.
내일은 어떤 조각을 모을까.
내가 나를 찌르지 않도록 이제 불행의 조각들은 놓아주는 연습을 나는 여전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