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유아기 자녀의 처음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 부모로서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 잘못된 방식으로 아이를 배움의 즐거움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건 아닌지, 그리고 유치원 교육과정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지금 시기에 진짜 배워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에 관해 살펴보았습니다.
유치원 교육과정에 관한 글을 읽고 나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유치원의 교육과정이 놀이중심, 유아중심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테지만 이렇게 영역별로 상세히 풀어놓은 이야기는 접하기 쉽지 않으셨으리라 짐작을 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새로울 게 없다거나 대체로 평이한 내용이라 굳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느끼신 분도 계실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유치원 교육과정을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는, 아이의 연령과 발달 수준에 적합한 지적 자극과 지원이 무엇인지 그 적정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한글학습을 예로 들어보자면, 글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다섯 살 아이에게 자음, 모음을 따라 쓰게 만드는 학습지를 제공하는 것도 물론 잘못된 일이지만, 일곱 살 중반에 가까웠는데도 글자의 읽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를 ‘언젠간 알겠지’라며 뒷짐 지고 있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이 시기 아이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처음 공부의 내용을 특정 과목에 치우치지 않고 영역별로 나누어 고루 살펴봄으로써 지금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 역시 유치원 교육과정을 이해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치원 교육과정이 놀이중심, 유아중심으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 그 내용을 면면이 살펴본다면 ‘배움중심’, ‘또래중심’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르치는 사람 중심의 교육과정이 아니라 배우는 아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이며, 아이가 또래들과 함께 지내며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이 핵심에 있는 교육과정인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놀이가 가장 적절한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이고요.
앞서 유치원 교육과정의 세 축을 이루는 대상이 바로 교사, 부모, 그리고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누구보다 중요한 대상인 부모님들이 유치원 교육과정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그리고 우리 아이들 삶에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될 처음 공부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게 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