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난 후 첫 일 년까지는 오직 울음과 웃음만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합니다. 돌이 지나면서부터 한 단어부터 시작해서 두 단어, 세 단어, 그리고 문장으로 점차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 ‘말’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지요. 이때의 언어능력의 핵심은 ‘말을 통해 얼마나 자신의 의도를 잘 전달하는가‘에 있습니다.
그러나 유아기에 들어선 이후에는 말을 얼마나 잘하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바로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 상황에 맞게 이야기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말하고 듣기‘ 외에 ’읽기와 쓰기‘, 그리고 ’책과 이야기 즐기기‘에 관한 범주가 추가됩니다.
<말하고 듣기>
의사소통 영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상 생활 속에서 말하고 듣기를 즐겨 하며, 특히 일방적인 말하기가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듣는 것, 그리고 상황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엄마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음에도 자기의 말을 들으라며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방은 아이의 말을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말을 들을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어요. “엄마 지금 통화 중이야, 잠시 기다려 줘.”, “저 사람이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땐 너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야.” 라는 식으로요.
또 한 가지, 어른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배워야 합니다. 부모님은 아이들에겐 가장 익숙한 대상이며 부모님의 교육관에 따라 존댓말 사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잘 모르는 어른들이나 조부모, 선생님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하여 말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바르고 고운 언어 표현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읽기와 쓰기에 관심가지기>
말하기와 듣기를 통한 의사소통 방식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진 아이들은 점차 '글'에 대한 관심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갑니다. 대개 자신이 가장 자주 접하는 글자인 ’이름‘에서부터 시작해 즐겨 보는 책, 간판이나 각종 인쇄물 등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상징과 글자를 읽고 쓰는 것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요.
읽기에 대한 관심이 생긴 아이는 '이건 무슨 뜻이야?', '뭐라고 써있는 거야?'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글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려고 하며, 쓰기에 관심이 생긴 아이는 ''사랑해'라고 써 주세요', '이건 OO이한테 주는 초대장이에요. 우리집에 초대할 거예요.'라며 글자가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전달하는 수단임을 알고 활용하려 합니다.
이때 아이들이 표현하는 글자는 철자에 맞는 정형화된 글자가 아닌 경우도 많아요. 아이 나름대로 조합하거나 창안하여 만든 글자와 비슷한 형태의 무언가가 될 수도 있지요. 중요한 것은 철자법에 맞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글자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과 이야기 즐기기>
책은 아이들이 아주 어린 시기부터 자주 접하며 즐기기에 좋은 소재이지요. 유아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책의 내용을 보며 이를 상상으로 이어가며 이야기를 펼쳐내기를 즐겨 합니다. 또한 곤충이나 꽃의 이름, 특성을 찾아보는 등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책의 활용도가 다방면으로 넓어지게 되지요.
이와 더불어 이 시기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놀이 중 하나가 바로 '말놀이'입니다. 끝말잇기나 수수께끼, 스무고개 등 즐겁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언어적 지식을 쌓고 확장시켜 나가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시장에 가면~'으로 시작해 여러 아이들이 각자의 말을 더해 이어나가는 방식의 놀이도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말놀이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더해 지어낸 이야기를 연결해 나가는 모습도 자주 보이는데, 이때 함께 말놀이에 참여하며 즐긴다면 아이와의 유대감도 높이고 문해 능력의 기초를 탄탄히 쌓을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