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하다 골로 간 마흔 분투기
굉장히 어색합니다만.........
네, 제가 마흔이 되고 말았습니다.
십대 때는 이런 나이가 올 거라는 상상도 안 했고 이십대 때는 마흔 즈음의 언니 오빠들을 보며
나의 마흔 즈음은 어떻게 될까? 저랬으면 좋겠다 이랬으면 좋겠다 설마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이러쿵 저러쿵 잘도 상상했더랬죠.
좀 더 과감히, 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드디어 소설가가 되어 있을 거야.
인세를 받아 먹으며 살고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손금 봐준 점쟁이 말대로 날 사랑해주는 남편과 결혼해 두 아이를 둔 엄마가 되어 있을지도.
외국에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유럽!
난 역시 아파트보다는 자그마한 단독주택이 좋아.
마당에는 과실수랑 계절별로 피는 꽃들을 심을 테다.
아무리 그래도 역마살 낀 인간이 집에만 있으면 쓰나, 일 년에 한 달은 가족여행이다.
미국이랑 호주는 꼭 캠핑카 타고 대륙횡단 같은 거 할래.
그런데 말입니다.....막상 마흔이 되고 보니............전혀 그런 것과는 상관 없이 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10년 넘도록 신춘문예이든 문예지든 소설을 보내보지만 미역국만 먹고 있고요....
책을 세 권 냈는데 2쇄를 찍어본 적이 딱 한 번 있고요....
(울 나라에서 인세를 받아 먹으며 살 수 있는 작가가 된다는 것은 대통령 되는 것보다 힘든 거라고 누가 말했다고 하던데......)
정말 3개국의 다양한 점쟁이들이 저는 반드시 결혼을 하고 아이가 둘 있다고 예언했지만 그 예언이 언제 실현되는 것인지 모르겠구요......게다가 마흔 넘어서 애를 낳는다는 건......음.......끄응..............;;;;
유럽....사는 건커녕 며칠만이라도 다녀와봤으면 정말 행복할 텐데요.......
집 문제는 말도 하고 싶지 않고요....
전문 식물 킬러인 데다가 이 세상엔 제 명의로 된 땅이 단 한 뼘도 존재하지 않고요.....
이제 일 년에 국내라도 좋으니 마음 놓고 일주일만이라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면 좋겠구요....
가족 없이 혼자라도 캠핑카 타고 대륙횡단을 한 사람이 있나 이따금 구글링해보고 있어요......언젠가 해보고 싶어서.
정말 굉장한 괴리이지 않습니까?
세상에는 분명 그때 생각대로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존재할 테지요.
하지만 저는 YOLO가 유행하기 훨씬 이전부터 YOLO를 완벽하게 실천하면서 살아온 결과 골로 간 지금의 현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그냥 담담하게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어차피 내가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야, 너 마흔에 남들이 보이게 엉망진창인 인생을 살게 되니 정신 차리고 잘 좀 해봐!!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전 그렇다고 해서 제 인생을 극혐하거나 하지 않거든요.
전 찌질하기 그지없는 제 인생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거든요.
혹시라도 저와 같은 동지가 있다면 혼자가 아님을, 마흔이 뭔지 궁금한 젊은이라면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 아닌 이상 YOLO만 추구하고 살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줄 겸.....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