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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09. 2024

후토마키 먹다 입 찢어질 뻔

새로운 음식은 재밌다. 나는 새로운 음식은 잘 도전하지 않는 푸드 보수주의자지만 누군가와 밥을 같이 먹을 때는 푸드 양보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상대방이 밥을 살 때는 더더욱. 이번에 먹게 된 건 후토마키. 김밥처럼 생긴 음식인데 한 1.5배 더 크다. 주먹만한 크기의 쌈도 웬만해서는 잘 먹는 입 크기의 소유자인 내가 봐도 주저하게 되는 크기다. 일단 재료들이 김과 밥에 쌓여있는 걸로 봐서 한 입에 먹는 게 정석인 것 같다.(물어보진 않았다) 와사비 푼 간장에 톡톡 찍어 입을 있는 힘껏 벌려 입 안에 안착시킨 후 꼭꼭 씹어 먹었다. 입안에 꽉 차다보니(지름이 한 7cm는 되는 듯) 저작운동이 쉽지 않다. 대체 입 작은 사람은 어떻게 먹으라는 거지? 한 입에 먹어봤으니 잘라도 먹어보자. 최대한 깔끔하게 반 입 베어물었다. 접시에 재료들이 흐트러지고 맛도 없다. 나머지 후토마키들은 모두 한 입에 먹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입가에 립밤 좀 듬뿍 바르고 올 걸. 소개팅에서 후토마키를 시킬 일은 없겠지만 잘 보이고 싶은 사람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음식 파이브에 넣어보자.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후토마키 라고 치니 ‘후토마키 먹는 법’이라고 자동 완성이 되네. 역시 사람들 생각은 다 똑같은건가. 후훗- 후토는 ‘커다란, 통통한’이란 뜻이고 마키는 ’돌돌 말다‘라는 뜻이란다. 이름은 귀여운데 먹기가 겁나 힘들다. 이 음식은 입이 꽤나 큰 사람이 발명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언젠가 다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도전한 음식 리스트에 넣어보자. 후토마키, 여러분은 어떻게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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