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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11. 2024

따님이세요?

가끔 상상한다. 내가 낳은 아이?는 어떤 얼굴일까. 남편(은 커녕 남친도 없지만)과 반반 섞인 얼굴이겠지만 나의 어린 시절 사진을 떠올리면 아주 귀여울 것이다.(다들 궁금하겠지만 나의 아이 취향?은 예쁜 아이가 아닌 통통하고 동그란 얼굴의 순수?한 얼굴이다. 고로 자만한 혹은 자뻑이 심한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면 곤란하다) 하지만 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성향을 미루어 볼 때 그 아이를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결혼도 출산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와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의뢰인과 동행 쇼핑을 했다. 내가 골라 놓은 아이템을 입으러 의뢰인이 피팅 룸에 들어갔을 때 직원 분이 나에게 물었다. “따님이세요?” 순간 머리를 1톤 망치로 맞은 것 같았지만 지성인인 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정색하면 더 짜칠 것 같아 약간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직원분은 바로 “어머 죄송해요”라고 했고 나도 “괜찮아요”라고 응수했다. 피팅룸 안에서 이 대화를 들은 의뢰인이 “선생님이 염색을 안하니까 그렇잖아요”라고 나름 쉴드를 쳐주었지만 나랑 3살 차이밖에 안나는 분이랑 모녀관계라니!!!! (의뢰인분이 심히 동안이긴 하지만) 직원분은 나의 충격을 눈치챘는지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흰머리 염색을 안 한 후부터 내 나이보다 많아 보이는 건 감안했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앞으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더 멘탈을 강화시켜야겠다. 나이들어보이지 않게 열심히 관리하고 염색하는 게 당연한 시대에 시대를 거스르는 행보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만날 일은 없겠지만 글을 쓰면서 유치원에 다녀오는 통통한 체형의 귀여운 딸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그나저나 이 머리로 유치원에 아이 데리러 갔으면 할머니 소리 들었을지도. “너네 할머니셔?” 1톤 망치 재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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