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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12. 2024

말은 사람을, 사람은 말을 닮는다.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한 아이가 정적이 흐르는 집에서 자란 아이보다 언어습득 능력이 좋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아무래도 말은, 읽을 수 있기 전까진 듣는 학습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말은 억양, 톤, 높낮이, 텍스쳐(말에도 질감이 있다), 내용 등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기에 입이 트이지 않은 아이도 말의 내용 외에 많은 것으로 분위기를 파악한다. 내가 목소리에 보다 예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몇년 전인데 잘생김에는 별로 반응하지 않으면서 목소리가 좋은 사람은 한 번 더 보게 되더라. 더해서 말투나 억양, 내용적인 면에서도 귀감이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은 그 사람을 담고 있기 때문인지 그런 사람과는 왠지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 또한 말주변이 없고 톤이 부드러운 편은 아니므로 말할 때는 가급적 고민해서 입밖으로 내뱉는다. 말은 하는 거지만 누군가에게 전달된다는 측면에서 내뱉는다는 표현이 더 와닿는다. 주워담을 수 없으므로 내뱉기 전에 그만큼 고민을 더 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민을 하다보면 그만큼 정제된 말을 할 확률이 높다. 굳이 정제하지 않아도 말에 인격의 건강함이 묻어나는 사람은 그게 그만큼 몸에 벤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그렇게 되기란 쉽지 않기에 말이 나를 닮는다고 생각한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목소리에 힘이 있는 사람, 휴머니티가 있는 사람, 좋은 기운이 있는 사람이 좋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말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는다.


* 유튜브에서 ’손석희를 읽는 밤‘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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