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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22. 2024

인생 끼워맞추기

5월이 코앞이다. 출근하지 않는 배고픈 자영업자도 빨간날은 챙겨본다. 어린이날(대체 휴일)과 스승의 날. 읭? 스승의 날은 빨간 날이 아닌데? 자세히 보니 부처님 오신 날과 겹쳤다. 그래서 5월은 빨간날이 두 번이다. 앗 쏘리, 근로자의 날까지 세 번이다.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놀다보면 생밍아웃을 할 때가 있다. 생일에 들어가는 숫자는 적게는 2개 많게는 4개지만 2개든, 4개든 남의 생일 기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5명인 식구 생일도 겨우 외운다. 그리하여 친구들 생일 때마다 카톡을 뒤지는 수고를 하는데 15년 넘게 그 짓?을 해도 외워지지 않는 게(솔직히는 외우려고 하지 않는 게) 생일 날짜인 것이다. 하지만 억울하게도(누가?) 나의 생일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날짜다. 바로 스승의 날. 그래서 의도하지는 않아도 쉽게 기억되는 생일이라 타인의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 기쁨을 조금은 갖고 있다. 개인 코칭을 하면서 코치님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쌤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생님의 역할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지만 이 호칭이 은근 중독성이 있어 한 번 쌤은 영원한 쌤으로 남기를 바라지 않나 추측해본다. 또한 내 이름에는 文이 들어가는데 어쨌든 글과 가까이 하는 삶이라 이름 덕이 좀 있지 않나 끼워맞추고 있다. 아쉬운 점은 옷과 관련해서는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는 건데 억지로 억지로 찾아봤더니 글월문의 뜻 중 무려 7번째에 채색, 빛깔이 8번째에 무늬가 18번째에 아름다운 외관이 있었다. 글월문에 이토록 많은 의미가 있었다니, 생각보다 더 마음에 드는 이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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