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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19. 2024

꿈을 믿으십니까?

‘도를 믿으십니까?’가 아니다. ‘꿈을 믿으십니까?‘다. 꿈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언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꿈이 그 사람의 무의식을 아주 많이 반영하며 꿈에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내 일을 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오래 전, 꿈 해석을 해주는 전문가의 팟캐스트를 듣고 책도 읽었던 것 같은데 무슨 책인지 알 수가 없네.(검색으로 못찾고 있음) 그래서 연말이나 연초나 주변 사람들이 큰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선명한 꿈을 꾸면 어떤 꿈인지 찾아보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건 아주 오래 전 친구가 편입 시험 결과를 앞두고 있을 때다. 좋은 소식을 꿈으로 먼저 접했는데 실제로 같은 일이 일어나 정말 기분이 좋았다. 얼마 전에도 동생이 중요한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꿈을 통해 미래?를 점쳤다. 부정 탈까봐 미리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좋은 결과를 듣고 꿈밍아웃을 해줬다. 이처럼 좋은 일들에 대해 선견지몽을 꾸다보니 점점 믿음이 강화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외에 길몽같아 보였던 꿈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으로써 개꿈인 것을 확인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꿈 중의 하나는 어느 연초에(올해는 아니고) 꿨던 뱀꿈이었다. 정말 엄청나게 굵은 뱀 3마리가 눈 앞에 있는 꿈이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나서 허탈했던 나의 마음이. 그리고 종종 태몽같은 꿈도 꾸는데 주변에 임신/출산과 관련해 연결지을만한 인물이 없어 아쉬울 때도 있다. 내가 가장 자주 꾸는 2가지 길몽은 불꿈과 변꿈이다. 불은 활활 탈수록 변은 많고 더러울수록 길몽이라 짐작하는데(깊이 해석하지는 않음) 나의 무의식은 의식의 지배를 받는지 현실감이 너무 강력해 불이 조금이라도 날 법하면 진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게다 똥통에 빠질 것 같은 화장실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빠지지 않고 볼 일을 보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현실이라면 칭찬받을 일이 꿈이기 때문에 원망으로 바뀐다. 하지만 꿈에서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기 어려우므로 나의 선택을 마냥 나무랄 수는 없다. 그래서 결국 남 좋은(주변인이 잘 되면 나도 좋지만) 꿈만 꾸고 나 좋은 꿈은 못 꾸고 있다. But 아무 일 일어나지 않더라도 길몽은 종종 꾸고 싶다. 그냥 길몽이라는 그 기운이 기분이 좋고 그 기분을 나는 좋은 기운으로 치환한다. 그래서 꿈은 그냥 꿈(잘 때 꾸는)일 뿐이지만, 또 그렇게 꿈꾸는 삶에 지분이 있다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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