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글쓰기 수업을 하는 곳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다. 그 곳은 산으로 둘러쌓인 외진 곳(그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른다)으로 4군데의 식당과 4군데의 카페가 오랫동안 운영해왔는데 뉴비 카페가 생긴 것이다. 집에 있다가 신상 카페나 한 번 구경해볼까 책 한 권 들고 가봤다. 내가 또 오랜 블로거로서 분석(소개글을 빙자한)글은 기가 막히게 쓰지 않는가. 오픈한지 10일쯤 되었고 방문객들의 후기를 탐색해봤다. '빵도 팔고, 소리가 울려 시끄럽고, 커피가 맛이 없다' 등이 있었다. 아이스 라떼 한 잔과 블루베리 데니쉬를 주문했다. 신기하게도 참외 데니쉬가 있어서 도전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1빠는 안전빵으로. 빵과 커피가 나오는 동안 2층을 구경했다. 1층과 2층이 뚫린 공간으로 시멘트가 보이게 인테리어를 한 공간적 특성으로 소리가 엄청 울렸다. 책을 읽기는 커녕 귀 건강이 좋지 않다면 수다 떨기에도 쉽지 않은 환경. 실제로 주문을 받을 때 앞에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 직원분의 말을 잘 못 알아들으셨다. 빵은 맛있었고 커피는 무난했다. 빵을 먹을 거면 다시 올 것 같고, 커피만 마실 거면 이런 시끄러운 공간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잔잔한 인디 음악이 흐르는 전통의 다른 카페를 갈 것 같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책을 읽으려고 펼쳤더니 2m쯤 떨어진 곳에서 파리가 배를 보이고 누워 살려고 발버둥치는 중이다. '그래, 이렇게 천장이 높고, 통창으로 되어 있는 사방이 막힌 장소는 다른 생명체에게는 감옥과 같겠다.' 파리를 보자 다른 시선으로 통창이 눈에 띄었다. 처음 들어왔을 땐 뻥 뚫린 통 유리창으로 인해 바로 자연(코앞이 산)이 보여 시원하고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파리를 보자 신상 카페는 더 이상 예쁜 카페가 아닌 감옥처럼 보였고 카페의 장점인 대형유리는 많은 새들이 머리를 박게 될 죽음의 벽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주 오래 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통유리창에 새가 부딪혀 죽은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오픈 전이라 1층에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밖에 나가보니 새가 고꾸라져 죽어 있었다. 가게 앞에 있는 나무 아래에 묻어 주었는데 그 뒤로 유리로 되어 빛이 반사되는 가게 앞에 죽어 있는 새를 보면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손으로 직접 쥐긴 어려우니 비닐을 갖고 있을 경우 근처 산이 많거나 풀이 많은 곳에 다시 놓아준다. 내가 새라면 딱딱한 바닥이 아닌 자연에서 있기를 원할 것 같아서) 나도 창가를 좋아한다. 카페든, 음식점이든 창가가 주는 시원하고 뻥 뚫린 느낌이 좋다. 그럼에도 그 카페의 통창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새들이 부딪힐까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을 감상한다. 마치 숲 속에 앉아 있는 느낌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새들은 가로 10cm, 세로 5cm 간격의 점만 있으면 그 곳을 비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테이프가 계발이 되었음에도 여러 규정에 발이 묶여 적용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카페 주인이나 카페 손님들이 그런 사항?까지 알지는 못할 것이다. 설령 알게된다고 해도 달라질 게 있을까. 나 역시 이런 카페를 보면 이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죽게 될 새들의 명복을 기원해줄 뿐이다. 새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