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과 저곳

연등

by 서휘

이승과 저승 사이가

사뭇 먼- 거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이승을 이곳이라고 하고

저승을 저곳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곳과 저곳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는 걸

초파일 절마당에

축복처럼 달아 놓은

연등불을 보고 압니다.

“이곳과 저곳이,

이승과 저승이,

이렇게 함께

나란히 있구나!”


갑자기 바람이 분주하게 붑니다.

하늘 가득한 연등불들의 소원을 다 읽어 내려면

석탑을 몇 번이나 돌아야 하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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