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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Jan 15. 2021

바디프로필 d-78, 세상엔 운동보다 힘든 게 많다

차라리 복근이 땡기는 게 낫지

  복근 만들기가 목표인 나는 크런치나 레그레이즈 같은 운동을 더 열심히 한다. 정확히 복부 근육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로 ‘고통’을 인지하면서 천천히 동작을 진행해야 한다. 플랭크까지 하고 나면 입에서 ‘어욱’ 소리가 절로 나고 죽겠다 소리가 뒤를 잇는다. 그게 버티기 힘든 날엔 운동이 다 하기가 싫어진다.       


  그러나 오늘 같은 날에는 그런 물리적 고통이 오히려 견딜만 하다는 생각을 한다. 해결해야할 집안 문제로 지난밤 설잠을 잔 오늘은 어쩐지 새벽 운동부터 집중이 잘 되었다. 배 근육이 땡기는 고통이 느껴지는 순간 현실의 문제로부터 잠깐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운동은 30초면 30초 30분이면 30분 정해진 시간만큼 고통을 버티면 끝이 난다. 며칠, 몇 년이 지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는  세상과는 다르다.      

  처음으로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 3정거장 거리를 걸어보았다. 잡생각이 머리를 괴롭히니 차라리 몸을 움직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꺼운 패딩 점퍼에 음악을 들으면서 차로 가던 길을 두 발로 한 발자국씩 걸어냈다. 40분쯤 걷고 나니 등이 후끈해지는 기분이 생기를 돌게 했다.      

  집에서는 한 30분쯤 멍때리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스쿼트 100개를 했다. 5분도 안 걸리는 시간. 또 뜬금 없이 전신 운동 20분. 땀이 흐르자 또 집안일을 해치울 의욕이 생겼다. 적어도 지금 당장 내가 움직이는 만큼 무언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미래에 대한 1차원적인 확신. 그 단순한 희망이 주는 안도감이 현실세상의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물러나게 해준다.       


  딴생각을 하다 보니 삼시세끼를 샐러드로만 먹었다. 다시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도 더부룩하고, 영향 균형에도 좋지 않다. 간편하고 생각없이 먹을 수 있어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샐러드를 먹으니 질린다. 근육량을 늘리려는 내 목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식단이다.     

3끼 샐러드는 질린다

  이번 주말에는 조금 신경써서 재료를 골라 보려고 한다. 키토 김밥이나 아보카도 샌드위치처럼 다양한 맛을 즐기는 건강한 식단을 먹고 싶다. 내 현실의 고통을 물러나게 해주는 운동을 운동대로 즐기면서, 먹는 순간의 단순한 행복도 누리기 위해 더 부지런히 움직이기로 했다. 기운이 빠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래도 내가 정한 내 인생의 테마가 하나 있어, 주변의 소음에 조금 무신경해질 수 있다.       


식단

아침: 샐러드 + 계란 2개

점심: 고기 들어간 샐러드

간식: 오이 1개 계란 1개

저녁: 현미밥들어간 웜샐러드(샐러디)


운동

복근 챌린지 + 스쿼트 100 + 클로이팅 복근 + 이지은 다이어트 전신운동 + 3키로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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