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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een Universe Dec 11. 2019

7화. 영혼과 마음의 대화

 ‘꿈’이라 생각했던 삶을 ‘살아가는’ 일이 내게는 날마다 두려웠기에, 나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더욱 또렷하게 정신의 날을 세워 상황을 직관하려 했다. 나는 늘 정확한 이해를 원했다. 내 에너지가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이 에너지는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믿음과 마음의 거리는 두려움으로 멀어졌다. 


나에게 참다운 인생이란



믿음은 내게 속삭였다. 나는 옳은 방향에 있다고. 가슴에 있는 꿈을 이뤄보려는 시도야 말로 인생을 참답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내면을 바라보았고 꿈을 발견했고 꿈을 위해 발을 내딛기로 한 용기야 말로 내가 나아가려는 길이라고. 하루하루를 두려움과 환희 사이에서 비틀거리는 오늘이 허투루 돌아간 대도 그것은 허투 일리가 없다고



실로, 그것이, 옳다는 것을, 분명히 나는 이해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순간. '이해'로는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들이 내게는 함께했다.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현실적인 뾰족한 질문들이 달려왔다. 당장 먹고 살 일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무슨 꿈이느냐고. 나는 꿈을 위해 얼마만큼 더 희생하려는 것이냐고. 5년, 10년. 미래는커녕 단 한 두 달 뒤의 모습도 그려지지 않는 어둠을 향해 나는 얼마나 더 허공에 발길질을 할 생각이냐고.


다시 영혼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자.


믿음이 다시 손등을 두드렸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허상이다. 바람도 왔다 가고, 슬픔도 내려앉고 또 날아가 버린다. 오로지 내 영혼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자. 두려운 것이 고작 몇 푼의 돈과 보이지 않는 미래라면 내 영혼을 고작 그런 가치들에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셈인가. 다시 들여다보자. 내가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진실로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굶어 죽을까 봐? 그건 아니었다. 성공하는 인생을 살지 못할까 봐? 조금은 맞았다. 미래를 기를 수 없는 일로 나아가는 것은 어두운 공중에 손을 뻗고 허우적대는 것 같았다. 성공하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영혼이 이끄는 고유한 길을 따라 살아가는 것. 동시에 나로 인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먹고 살만 하게 경제적 기반을 가지는 것. 내가 가진 성공이라는 개념 속에 나는 영혼과 물질이 함께 있음을 깨달았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나는 영혼을 따라 사는 길이 가난해질 것이라 믿는 것인가?




트랜서핑, 외부 의도 중 <문>에서
: 사람은 의무감에 길들어 익숙해지고 영혼의 진정한 본성은 의식의 가장 어두운 구석자리로 쫓겨나서 좋은 시절이 오기만을 속절없이 기다린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오지 않고, 삶은 종말을 맞이한다. 행복은 언제나 미래의 어딘가에 있다. (중략)

이 세상에서는 영혼을 담아 만들어 낸 것은 무엇이든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릇된 고정관념에 의해 강요된 의무는 사람이 자신의 목표에 온전히 투신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사람은 삶의 대부분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일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그의 영혼에게는 일하는 시간을 빼고 남는 자투리 시간이 간신히 돌아간다. 그러니 이 사람은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그의 삶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가난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가난은 무엇인가? 돈이 없는 것이 가난이라면 얼마만큼 있어야 가난이고, 또 얼마만큼 가져야 넉넉한 것인가? '바람'은 언제나 부풀어 오르니 물질적인 넉넉함을 나의 ‘바람’에 맞추려면 얼마만큼 소유해야 하는가? 다시 생각해보자. 나의 바람은 무엇인가. 진실로 꼭 채워져야 하는 바람은 무엇인가. 그것을 소유하고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물질이 얼마만큼인가?



참 나의 바람은 무엇인가?


나의 바람은 자연 속에서 거하며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고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하여 그 사랑이 타인에게도 넉넉히 흐르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의 바람은 축제 기획가라는 직업 하나만 이뤄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과 건강한 영혼을 가지고 건강한 이들과 건강한 일들을 해 나가며 하루를 소중하게 쌓아나가고 그럼으로써 보다 풍성해지는 전체적인 것이다. 바람은 직업, 물질, 관계처럼 낱개로 떼어 두고 하나씩 성취할 수 있는 부분적인 이해가 아닌 것이다. 그중 하나를 이뤄도 나머지 하나가 깨져버리면 언제든 내가 생각한 ‘성공’이라는 감각을 느낄 수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 회사도 박차고 나와 이루겠다고 세상에 외친 꿈, 나의 꿈은 어쩌면 나라는 존재가 바라는 바람의 일부분일 뿐. 내가 품은 무한한 우주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분명 꿈은 내 우주를 반영하고 동시에 표현하는 중요한 열쇠이지만 모든 행복을 열어주는 마스터키는 아니라는 것.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내가 온전한 바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한 데에서 오는 영혼의 알람 같은 것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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