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가 근래들어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정확하게 짋어내는 두개의 드라마로 각광을 받고있다. 하나는 상류층의 자녀교육에 대한 실상을 다룬 드라마 '스카이 캐슬' 이고 또 다른 드라마는 얼마전 시즌1이 끝난 정치계를 다룬 드라마 '보좌관' 이다.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가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국 사태를 미리 예견이라도 한듯, 시청자들은 두 드라마를 보면서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들의 실체를 마주 대하는 느낌을 갖게된다.현실과 드라마가 너무 닮아서 뉴스를 드라마로 쌍둥이를 보는 느낌이다.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곧 국민의식과 직결된다. 각종 비리와 암투, 전쟁과 같은 정치 드라마가 스팩타클 하게 재밌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혼란 하다는 말이다. 말로만 들어봤던 태평성대 (비록 한번도 맞아본 경험은 없지만)시대라면 정치 드라마는 사건이 거의 없어 따분하고 재미있을 턱이 없다.
골치아픈 정치법률 따위는 전문가들이 알아서 잘 운영하면 국민들은 정치엔 특별히 관심 안 가져도 될것이고 뉴스가 될 일도 없다. 즉, 아무런 사건이 안 일어나 정치가 따분하고 재미없고 국민들은 삶속의 연애나 행복추구에 몰두하는 삶이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범사회 이다. 일상 생활에서 대통령 이름을 까먹어도 전혀 사는데 지장없는 나라가 됐음 좋겠다.
'보좌관' 드라마는 한국 정치인들의 주 하는일과 관심사가 국민 생활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위해 문제없이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향한 이합집산,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비리와 타협하고 정적을 물고뜯는 암투의 장임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세상을 바르게 바꿔보겠다는 젊은 야심을 가진 주인공 이정재 마저도 결국엔 불의와 타협, 무릎을 꿇고 스스로 의원이 되고자공천권 얻는길을 거래하는 것에서 시즌1이 끝난다. 한 마디로 그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같이 더러워 지는 수밖엔 없다.. 라는 것이 주인공의 선택이다.
동지애 라는것은 같은 감성을 가지고 같은 이상을 공유할때 생기게 마련이다. 혼자 다를땐 튄다고 따돌림 당하고 절대 자신들의 밥그릇 영역에 발 들여놓지 못하게 막는것이 인간들의 습성이다. 범죄자 집단에서 범죄를 공유해야 비로서 동지라고 인정해 주는것과 마찬가지다. 비리를 공유해야 동지라고 인정해 주는 관습이 이 사회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정치판도 역시 그렇다. 깨끗한 놈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는 내부불문율이 상식처럼 되어 버렸다..그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가진것 없고 욕심도 없는' 사람 이다. 가진것이 없어 협박이 먹히지 않고 욕심이 없어 회유가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보면 구성원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 국민이 다 아는 전과자 이명박을 압도적으로 찍어주고 나서 대부분 '속았다' 라는 말은 그가 그렇게 비도덕적일줄 몰랐다는 뜻이 아니라 "내 집값이 안 올랐다" 란 말이다.
자신은 양심을 내팽개 치면서 타인에게는 양심을 지키라고 소리 치는것을 일명 '내로남불' 이라고 한다. 전 국민이 내로남불을 일상화 습득하며 살아간다. 자신에게 기회가 온다면 자신도 주저없이 집어들 도둑질을 남이 기회가 되서 차지하는걸 욕하는건 정의감이나 양심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양심을 말할땐 대부분 그 진짜 뜻은 내가 편법기회가 없어 못 가진것을 남이 갖는것이 싫다. 란 말 이다.
대다수의 잡인들은 개인의 이익앞에서 '양심이 밥먹여 주냐' 코웃음 친다. 나라에 세금 파먹는 쥐때들이 득실 거리고 있음을 보면서 그 쥐때들이 모두 우리 평범한 이웃들임을 보고 있다.
제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국민성이 못 따라 가면 말짱 도루묵이다. 전 방위에서 세금이 불필요하게 줄줄 새고 예산 파먹기에 혈안이 되 있는 쥐때들을 보면 이 나라 국민성이 얼마나 얼빠져 있는지를 알수있다.
지방 공연문화 행사에 거짓으로 예산 편성해 강탈당한 세금만 한해 2천억이 넘는다는 기사를 얼마전 보았다. 도둑질에 숟가락 이라도 얹으려 발악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양심 같은건 말하기도 민망해진다.
보좌관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올바른 상식을 지닌 캐릭터가 한명 있다. 배우 정진영이 연기한 무소속 초선 이성민 의원 이다. 다른 기득권 정치권에서 보자면 가진것 없고 욕심이 없어 가장 껄끄러운 적이다.
혼탁한 강물속에 홀로 고고한 의인에게 불운은 예정된것 처럼 결국, 그는 불법 선거자금 이라는 격랑에 휘말려 투신 자살 하고야 만다. 남들은 도둑질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단지 부하(이정재)의 일탈을 눈감았다는 양심앞에 스스로 부끄럽다며 내린 결정이다.
자신이 모든것을 책임지고 떠안고 가겠다는 그 생각을 보면서 우리는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역사속 비극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캐릭터를 바보 스럽다고 비웃을지 모른다. 주인공 이정재 마저도 이 자살하는 양심을 보면서 불의와 타협해서 라도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된다.
많은 젊은이들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치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보다는 저런것이 정치구나 성공하려면 나도 배워야 겠다 란 생각을 가질수 있다. 성공하려면 정해진 루트가 있고 선배를 보고 따라 하는것이 맞다 라고 생각하고 결국엔 자신도 그 물에 물들어 버린다.
비 양심적이고 개인적 부귀를 탐하는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꿈꾸게 만드는 것 역시 관행이 그렇기 때문이다.양심을 지키려는 자는 도태돼 죽고 비열할수록 살아남고 성공하는 바닥 이라면 너도나도 양심을 내팽개치는것을 당연시 하게 된다. 한국의 현재 정치판이 그런것은 국민들 성향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과거엔 양심을 지키는 의인들이 비극을 감당해야 했다. 양심이 승리하는 세상이 되려면 그것은 전적으로 국민들 각자의 의식 성향에 달려있다. 국민 대다수가 도적질을 하더라도 돈더 벌게 해준다는 이명박 스타일을 원하면 우리는 다시 이명박 같은 지도자를 맞게된다. 그것을 다수결에 의한 민주주의 라고 하니까.
민주주의가 인간사회를 행복하게 하려면 구성원 들에게도 그만한 자격이 우선 되어야 함을 한국은 똑똑히 지켜보는 중이다. 누가 누구를 욕할수 있을까.. 자신은 양심앞에 떳떳한 사람이 될수 있는가..
국민 모두가 스스로 나 하나 잘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진 잡인인지 불의앞에서 양심을 지킬 자신있고 개인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를 위한 일꾼이 될 자격이 있는지 자숙해 봐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