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이다.
주말 내내 아이들과 씨름을 했던 나는, 아이들을 등원시킨 후 모든 것을 제쳐두고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
'애 둘 엄마'라는 나의 타이틀은 여전히 변함없지만, 그냥 '나'라는 사람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누리고 싶었다. 환기가 필요했다.
나는 책임감이 많은 사람이었다. 엄마가 되고 나서, 부모가 되고 나서 그 책임감은 더욱 크고 무거워졌다. 사실은 너무 버거울 때도 있다. 그리고 덜컥 겁이 날 때도 있다. 이 아이들을 두고 내가 먼저 죽으면 어쩌지. 이제는 아이들이 물도 혼자 마실 수 있고, 신발도 신어보려고 노력할 수 있지만은.. 근 2년 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키울 때마다 들던 생각이었다.
몸무게가 심히 적게 나가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겨우 먹이고, 잠귀가 밝아 예민한 아이들을 토닥거리며 재우고 나면 나는 녹초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하루하루 나는 내가 아이들을 돌봤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나를 향해 다가오는, 나를 향한 무한 신뢰와 사랑을 보여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만 아이들을 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도 나를 키우고 있었다.
이렇게 부족한 존재인 나를 엄마라고 부르며 온 힘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 이 작은 아이들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정말 자녀는 부모에게는 엄청난 선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내가 어떤 사람이었건, 지금 어떤 사람이건, 어떤 엄마이건 상관없이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정말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다.
고마워 얘들아. 엄마를 키워줘서.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오늘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