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단내가 나

노가다. 16

by 삽질

시멘트 가루와 덩이 그리고 쓰레기를 포대에 담아서 3층에서 아래로 내렸다.


아래서는 수례로 끌어 폐기물 처리하는 곳까지 날랐다.


정말 노예와 같은 노동이었다. 과거 이집트나 유럽 노예들이 대규모 건축에 동원되었을 때 이렇게 노역을 당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까지 노가대 중 가장 힘든 오후 시간이었다.


계속 되는 작업반장의 감시. 끊임없이 나오는 포대자루. 이걸 과연 다 끝낼 수 있을까.


이런 일을 혼자 부르다니 열받는다. 다른 작업장이면 보통 지게차로 내리거나 최소한 2~3명 이상이 하는 일의 양이었다.


작업반장은 오전 내 일을 해도 “왜 이리 늦었어. 오전 내 이것 밖에 안했어” 이 지랄이다.


마음속으로 불평은 했어도 50분 일하고 10분 쉬고. 이렇게 쉬지 않고 계속 일했는데 짜증이 확 올라왔다.



3층을 마치자 2층에서도 쓰레기 더미를 내왔다. 거의 2시간 넘게 3층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쓰레기를 버리고 입에서 단내가 나고 그냥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어질 무렵 일은 끝났다.


작업반장은 수고했단 말 한 마디 없이 “거봐 오전에 너무 늦었지” 이러고 다른 일을 시켰다.


‘씨발. 니가 해봐 이 새끼야’ 라는 욕 지꺼리가 목구멍까지 쳐 올라오는 걸 참았다. 포대하나 날라주지도 않고 혼자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진짜 악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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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는 결코 타협이 없다는 진리를 몸으로 체득한 시간이었다.


돈 버는게 이렇게 힘들구나. 돈 9만원에 정말 노예처럼 부려먹는구나. 그래 사람들은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구나.


온갖 생각이 다 드는 오늘이었다. 이곳은 참 좋은 학교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한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오늘도 많이 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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