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바쁘다며 한 달 여간 운동을 제대로 못했더니 몸이 굳고 잔뜩 부어버렸다.
오랜만에 헬스장에 가서 여느때처럼 턱걸이와 스쿼트를 하던 참이었다. 내 몸의 어떤 세포, 특히 뇌세포가 운동이 내게 착 붙으려는걸 밀어내고 있었다.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무릎을 굽히며 엉덩이를 바닥으로 내리는 순간, 허벅지가 단단한 5월의 느낌과는 달랐다. 아주 작고 가는 실에 겨우 매달아서 힘이 전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생존을 위해 운동하는 것이 맞다지만, 오늘 만은 수능 만점, 공무원 시험 합격 수준으로 맞는 말이다. 지난 날 헬스장에서 흘린 땀들이 모여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니까.
아직 턱걸이를 맨 몸으로는 하지 못한다. 탄성이 있는 밴드에 의지해 연습을 하는데, 오늘읔 밴드를 다리에 걸지 못할 정도로 몸이 굳었다. 오줌을 싸는 강아지마냥 한 쪽 다리를 들고 낑낑 거리는 중에 트레이너님이 밴드를 쭉 내려 다리를 걸도록 도와주셨다. 양 날개 쭉지에 힘을 넣고 쭈욱 천장을 향해 고개를 길게 늘린다 드디어 성공이다.
무기력해서, 딱히 낙이 없어서가 요즘의 삶이다. 그러다보니 한창 운동을 하던 내 몸도 비슷하다. 이렇게 해야겠다. 꾸준히 해야겠다 매달리고 앉고 눕고 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