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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OZZY)! 이제 은퇴합니다.

파이어족이 될 뻔한 별이 된 남자.

by 랜치 누틴

현대인은 누구나 파이어족을 꿈꾼다.

파이어족이라는 말은,

경제적 독립(Finani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가 합쳐진 신조어이다.

100세 시대를 버티려면 늙어 죽는 그 순간까지 일을 해야한다는 말도 있지만,

한편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받는 일을 빨리 그만두고 여유있게 살아야 더 편안한 삶을 살 것이라는 말 또한 일리가 있다.


헤리 포터와 스네이프 교수 아닙니다.!

그도 풋풋한 신인 시절이 있었다.


10대 부터 음악을 시작했던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그는 블랙사바스와 자신의 밴드 오지오스본을 거치며 락 음악계 최고의 위치에서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 그런데 1992년 그는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그의 나이 겨우 44세 였고 6번째 스튜디오 음반 <No More Tears,1991>을 발표한 직후였다. 당시에는 그의 은퇴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가 마지막이라고 발표한 음반인 <No More Tears, 더 이상 눈물은 없어> 라는 음반은 <No More Tours : 더 이상 투어는 없어>라고 불리웠고 오지 오스본은 마지막 공연을 마친 이후 앞으로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 Ozzy Osbourne 공식 채널


나는 무대위에서 죽고 싶지 않다. 그 전에 내려오고 싶다.
- OZZY 1992년 당시 인터뷰

후에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그는 당시 MS(다발성 경화증)로 진단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젊은 시절 장기간의 쉼 없는 음악 활동과 알코올 및 마약등의 약물 투약으로 막장의 삶을 살았던 것들이 40대 초반이 되어 그에게 부메랑으로 나타났고 결국 병까지 얻은 것이 아닌가... 본인 스스로 심히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음악 한다고 그동안 소흘했던 가족들과 함께 하고픈 생각도 들었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게 파이어족이 될 뻔한 오지는 자신의 질병은 오진으로 밝혀졌고 은퇴 선언을 번복하게 되었다. 그의 '은퇴' 선언은 오히려 음반 판매와 공연 티켓 판매량을 올렸고 오지의 인기를 더 높이게 되는 마케팅 효과가 되었다.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2018년,

몸이 점점 쇠약해진 그는 마지막 월드 투어를 강행했다. 세계 투어 이름은 <No More Tours II> 였다.

아무래도 1992년에 공개적인 은퇴선언이 자신에게 꼬리표 처럼 붙어 다녔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두번째 은퇴 선언이라는 자신을 꼬집는 나름 유머스러운 표현이 아니었나 싶다.


오지오스본은 2020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2023년에는 정말로 음악을 할 수 없다고 공식 선언을 하게 된다. "내 목소리는 괜찮지만...마음은 무대에 있지만 지금 현실은 냉혹하다." 라는 말을 전한다.

양치기 소년 처럼 은퇴 선언과 번복을 하던 오지 오스본이었지만 2023년의 그의 말에는 이제 팬들도 다 수긍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벌써 70살이 넘은 노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지 오스본은 2025년 7월 5일 영국 버밍험에서 자신의 '은퇴'를 알리는 마지막 공연을 한다.

오지오스본 마지막 공연 포스터

영국의 버밍험은 오지 오스본의 고향이며 그가 처음으로 음악을 시작했던, Black Sabbath가 결성되었던 곳이다. 오지가 자신의 시작과 끝을 같은 곳에서 하고 싶다는 결연한 의지로 느껴졌다.

관중은 전석 매진으로 45,000명이 모였고 1992년 프레디 머큐리 추모공연 이후 최고의 공연이었다는 평이 있다.

본 공연 전에 후배 밴드의 오프닝 공연이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오지오스본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걷지 못하기 때문에 황제의 의자처럼 꾸민 휠체어에 앉아 노래를 불렀는데,

1부는 OZZY OSBOURNE 밴드와 그의 솔로 시절의 히트했던 음악을 소화했다.

2부는 Black Sabbath 원년 멤버들과 무대를 같이했다.


유튜브 : Back To The Beginning 투어

오지 오스본은 자신의 은퇴 공연 전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혔다.

"오늘은 공연으로서는 작별 인사입니다.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오지 오스본이 건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지는 자신의 남은 생을 예견할 것일까.

마지막 공연에 자신의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붓고 17일이 지난 7월 22일에 세상을 떠났다.



[에필로그]사람은 표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그러나……

오지 오스본은 젊은시절 약물 중독과 기이한 행적으로 참으로 욕도 많이 먹긴했다. 그러나 40대 후반 이후 인터뷰에서는 마약, 약물등에 대한 경고를 내보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알콜'의 위험성을 강조했는데 어디서든지 구입이 쉬워 쉽게 중독될 수 있다면서 최고로 나쁜 약물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어설픈 벰파이어 변장으로 무대에 나서는 그의 기괴한 스타일과는 다르게 상당히 독실한 기독교(성공회) 신자이며 무대에 나갈 때 마다 기도를 올린다고 했다.

여러가지 사건 사고로 말이 많은 인생이었지만 그는 전생에서 나라를 몇 번은 구했다고 여겨질 만큼 인복이 어마무시 하였다. 오지 오스본이 슬럼프에 빠질 때 마다 그들이 나와 오지를 끌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최고의 인복은 토니 아이오미, 잭 와일드가 있겠지만 그 중 최고는 랜디 로즈(Randy Rhoads)일 것이다.

출처: 나무위키. 자신의 시그니쳐 Flying V. 랜디 로즈

처음 솔로로 나섰던 오지에게 랜디로즈(1956~1982)는 그야말로 은인이다. 랜디 로즈의 불세출의 기타 실력과 작곡능력 그리고 그의 매력 덕택에 큰 인기를 얻게 된 오지 오스본. 그러나 1982년 3월 19일 랜디로즈가 25세의 나이에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고 오지오스본은 죽은 랜디로즈를 그리워 하며 항상 괴로워했다. 팬들은 소중한 친구를 잃은 오지 오스본을 동정했다. 이후 오지가 랜디 로즈를 추모하기 위해 발매된 <Tribute>음반은 최고의 라이즈 명반으로 꼽힌다.

출처: 위키백과. Tribute (Ozzy Osbourne album)

그러나......

매스컴에서 비추어진 오지가 랜디를 애도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실제로 그는 랜디 로즈를 상당히 괴롭혔다고 한다. 랜디의 오랜 친구인 '루디 사조'의 언급에 의하면 오지는 랜디에게 급여도 적게 주고 무리한 갑질 계약에다가 마약에 취한 상태로 랜디 로즈에게 폭행을 하는 등 상당히 악랄했던 행동이 드러났다. 그리고 랜디 로즈의 경비행기 사고 사망에 오지 오스본도 간접적으로 어느정도 일조했다는 설도 있다. 팬들은 랜디 로즈를 사랑하는 만큼 친구를 읻지 못하고 슬퍼하는 오지 오스본을 동정하고 더 좋아했었는데 그들에게(나를 포함) 큰 상처와 배신감을 준 것이 되어버렸다.

오지 오스본의 이중적인 면 때문에 그와 밴드 활동을 했던 멤버들과 상당히 많은 법적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특히 저작권과 관련된 부분과 갑질 계약의 문제가 큰 논란이 되었다. 그 중 3,4집 기타리스트로 활동한 Jake E. Lee의 경우 저작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팀을 나갈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 논란의 중심은 그의 매니저이자 부인 샤론오스본의 입김이 크게 작용 되었다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 관한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음악계에 남긴 기여도는 전혀 깎아 내릴 수 없다.

오지가 인복이 많아서 성공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준 신인이었던 연주자들을 당대 최고로 올린 것은 오지 오스본의 덕택이다. 그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정확했기 때문이다.

오지는 또한 미국의 젊은 싱어송라이터 포스트 말론(Post Malon,1995) 과 같이 협업했었다. 적어도 음악에 대해서는 편견 없이 선후배 가리지 않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브랜드화 하는데 성공 했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오지는 음악뿐 아니라 자신의 외모에서 풍겨오는 이미지, 특이한 보컬, 그리고 자신의 모든 행동과 잡음까지 상품으로 만든 엔터테인먼트 그 자체였다. 뭐라해도 세계에서 가장 특이하고 개성있는 음색을 갖고 있던 보컬리스트 였던 것은 누구보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So Tired - Ozzy Osbourne

출처 : Youtube - JuaneloEnigma 채널 - So Tired


마지막으로 그의 사망을 애도하며 오지가 40년 전 랜디를 추모하며 바쳤던 'So Tired'를 오지를 위해 들어 본다.


So Tired - Ozzy Osbourne (Randy Rhoads를 추모하며)


Time has come to say goodbye

I know it's gonna make you cry

But you belong to another, my love

And half a love that just isn't enough

I am so tired (so tired)

And I just can't wait around for you

I am so tired (so tired)

And I always thought we'd see it through, yeah

I've waited all this time for you

Believed your promises were true

I keep believing that you mean what you say

Be mine tomorrow, now tomorrow's today

I am so tired (so tired)

And I just can't wait around for you

I am so tired (so tired)

And I always thought we'd see it through, yeah

Yeah, and I often sit and wonder why

You're not with me tonight

I stayed at home, remaining true

While you do what you wanted to, yeah

And I often sit and wonder why

You're not with me tonight

I stayed at home, remaining true

While you do what you wanted to

I am so tired (so tired)

And I just can't wait around for you

I am so tired (so tired)

And I always thought we'd see it through, yeah

So tired, so tired

So tired, so tired

So tired, so tired, yeah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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