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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Mar 25. 2024

육아필수템 없이 아기 키우기



어제부터 날이 흐리다. 날이 흐려서 그런 건지 월요일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와 평소보다 늦게까지 잠을 잤다. 등원 시간에 늦지 않게, 간단히 아침을 먹이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요즘 도하가 빠진 노래 맞춰 걷는 내내 노래하는 도하의 텐션에 맞춰 주다가 일어난 지 한 시간 만에 지쳐버렸다. 체력이 이렇게 약해서야.


지친 달래려, 집에 오자마자 내린 커피.



커피 한잔 마시 느긋하게 앉아 여유를 부리고 싶었지만  오늘은 도서관에 책도 반납해야 하고,

조금 있다 요가 수업도 있기 때문에 부지런을 떨어야 다.


얼른 움직이자고-


부지런을 떨며 청소를 하는 내내

사진 속 커다란 타요 장난감이 눈에 어왔다. 왜이리 거슬리지.


보통 우리 집에는 이렇게 큰 장난감이 없다. 장난감을 잘 사지도 않을뿐더러, 혹시나 사게 되면 보통 작은 자동차 같은 장난감만 사는 편인데 최근 집 근처 장난감 도서관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들어서자마자 아이도 눈이 동그래지고, 내 눈은 더 동그래졌다. 

장난감 천국이잖아?


1년에 7,000원만 내면 수많은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는 곳이라니!

바로 회원가입을 끝내고 하나 빌려왔다.


워킹맘 시절에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하루종일 있다가 와서 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아이도 장난감보다는 엄마아빠를 찾는편이였다. 특히 도하는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냥 몸으로 때웠었던 맞벌이 부부 시절.


일을 쉬게 되니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워킹맘 시절보다 확연히 늘어났다. 너무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나의 휴식시간이 줄어들어서 고민하다가 알게 된 장난감 도서관.



육아 필수템이니

꼭 사야 하는 장난감이니 하는 것들

일단은 사지 말고 빌려자!


그렇게 빌려오기 시작한 장난감인데,

아이가 없을 내 눈에 너무 거슬린단 말이야.


어른인 나의 눈에 너무도 거슬리는 이 장난감을 아이는 너무 좋아한다. 잠잘 때는 본인 옆에 두고 자기도 하고, 밥을 먹다가도 한 번 보고 싶다며 장난감에게 가서 인사를 하고 오기도 한다.


아침을 먹을 때도 장난감에 밥 한입 먹여주고 올 정도로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생각해보자. 아이의 친구가 되어준 소중한 장난감이라는 생각이드니 거슬림이고 뭐고 그냥 고마울 뿐이다.



장난감을 사지 않는 부부에게도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이런 기특한 장난감 도서관.

 


더 더 더 많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야 한.

다들 애용해 주세요~

도하의 장난감들


사진속 장난감은 우리 집 몇 없는 장난감들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은 나이가 드니 쳐다도 안보길래 하나씩 버렸다. 분에 사진처럼 많지 않은 개수를 유지 중인데 부모인 나는 불편할 게 없다. 이도 어쩔진 모르겠지만, 아이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아래의 장난감 서랍에서 어떤 자동차를 꺼낼지 고민을 한참 하고 매일같이 다른 자동차를 꺼내든다.


몇 개 없는 장난감을 가지고도 고민을 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소방차에게 안녕하며 인사를 했던 도하.



작은 장난감 세상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인터넷 속 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 엄마아빠가 사주지 않았던 장난감들이 있었다며 내 자식에게 같은 결핍을 알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어쩌다 장난감 몇 개에 결핍을 운운하는 세상이 된걸까.


나 역시 어릴 때 잘 살지 못하는 집에서 자라 부모님이 장난감을 잘 사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장난감이 몇 개 없었는데, '그때 사주지 않았던 그 장난감! 아직도 내 한이다'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어린 시절 기억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엄마아빠와 산으로 들로 밖으로 나가 놀았던 기억, 게임팩을 꽂아서 하는 게임기를 엄마 아빠와 매일같이 하며 놀았던 기억들만이 가득다.


인터넷 속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장난감을 사줘야 하는 이유로 말하는 결핍이란 어린 시절 부모가 사주지 않아서 생긴 결핍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충족되지 않았으니 갖지 못한 장난감만 기억에 남은 게 아닐까.



아이는 장난감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장난감이든 뭐든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중요한 건 부모의 관심과 사랑.



종이 몇 장, 크레파스 만으로도

행복한 기억을 있는 부모.



난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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