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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Jan 04. 2016

육지 - 다짐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

하고 싶은 걸 하고 우아해지고 싶다

회사는 어때요. 연말에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물었다. 대답을 듣더니, 널널하려면 많은 걸  포기해야죠.라고 했다. 

아... 그런 건가. 딱히 인정받고, 열심히 살기 싫었던 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버해서 열심이었는데. 대가가 보이지 않아도 더 열심히 살아야 된다는 게 뭔지 모르겠다. 육지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내는 데 능한 것 같다. 열심인 사람들 투성이. 열심히어야 겠어서 섬을 언젠간 벗어나겠다던 사람도 생각났다. 

내 꿈은 대체 뭐지...

학창 시절에는 의무적으로 수치를 목표로 세웠고, 그 이후에는 일부러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었다. 그게 만사에 게으르게 살겠단 이야기는 아니다. 눈에 보이는 목표치를 가지기는 싫은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니까. 왠지 뒤처지는 것 같은 찜찜함이 남지만, 쪼이는 건 계획으로 세우지 않아도 늘 당하는 거니까 좋아하는 것들을 목표로 삼고 싶다.

 

그래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새해 계획을 세워보았다. 회사와, 업무와 관련된 영어를 오랜만에 학창시절 때처럼 열심히 해보고 싶고, 재즈를 배울 것이다. 미루고 미뤄왔던 화성학을 텍스트를 잡고 배워볼 테다. 어디서든 마음을 그릴 수 있도록 펜 드로잉을 기초만 배워보고 싶고, 그리고 훌쩍 떠날 수 있도록 스패인어를 배우고 싶다. 숲과 바다를 가까이하겠다.


다행히도 마음이 어지러운 와중에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고,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마음이 넉넉해졌다. 그리고 가장 큰 목표가 드디어 생겼다. 

우아해지겠다. 

스몰토크에 능해지겠어. 사람들을 존중하겠다. 그 누구도 존중받지 못하고 상처받고 악에 받혀 네가 뭔데 하는 문화에 지쳤다. 서로 인정했으면 좋겠다. 잘했네, 잘했어요. 그런 힘이 되는 말들을 쉬이 하고 또 고마워하고. 다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걸 왜 무시하고, 서로 힘들게 만드나. 그 마음을 영리하게 이용하면 안 되나. 


뭐가 달라질까 싶지만 일단 나라도 그래야겠다. 

올 해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우아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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