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도시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다빈과 친구들은 손에 든 마지막 열쇠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다 모았어.”
지후는 열쇠의 빛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서준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왜 표정이 그래, 서준아?”
은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준은 한참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사실… 난 이 열쇠의 힘이 두려워.”
“두렵다고?”
다빈이 놀란 눈으로 서준을 바라보았다.
“응. 내가 검은 망토의 힘에 잠식당했던 것처럼, 이 열쇠도 잘못 사용하면 모든 걸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어.”
서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죄책감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넌 우리와 함께 싸웠잖아.”
지후가 말했다.
“맞아. 넌 변했어.”
아진이 덧붙였다.
서준은 친구들의 말에 용기를 얻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너희를 믿어. 그리고 나도 나 자신을 믿어 보기로 했어.”
다빈은 세 개의 열쇠를 모아 중앙에 놓았다.
그 순간, 열쇠들이 서로 맞물리며 하나의 빛나는 크리스탈 열쇠로 변했다.
“이게… 완성된 열쇠야!”
은아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열쇠에서 갑자기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하늘을 갈랐다.
“저건 뭐지?”
하늘에는 거대한 문양이 나타났고, 그 중심에는 검은 그림자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저 문이 마지막 시험이야.”
루루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열쇠를 완전히 사용하려면 마지막 퍼즐을 풀어야 해.”
친구들은 열쇠를 들고 문을 향해 나아갔다.
문 앞에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두 개의 문이 있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
서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선택을 잘못하면…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
친구들은 두 갈래 길 앞에 멈춰 섰다.
“여긴 빛의 길과 어둠의 길로 나뉘어 있어.”
다빈은 벽에 새겨진 문양을 살폈다.
“빛의 길이 더 안전해 보여.”
지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빛의 길로 가자.”
다빈이 앞장서서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몇 걸음 가지도 못해 길이 끊겼다.
“멈춰! 길이 막혔어!”
서준이 소리쳤다.
“퍼즐이 시작됐어. 빛과 그림자를 맞춰야 해.”
다빈은 손에 든 거울을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서준, 그림자를 저쪽으로 옮겨 봐!”
서준은 구슬을 돌려 그림자의 방향을 조절했다.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은아가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됐다! 그림자가 맞춰졌어!”
빛과 그림자가 하나로 겹치는 순간, 벽이 열리며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
“우리가 해냈어!”
지후가 환호했지만, 다음 공간에 들어선 순간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앞에 있는 거대한 문이 천천히 빛을 내며 메시지를 드러냈다.
“이 문을 열기 위해서는 한 명이 남아 문을 지켜야 한다.”
“또 희생이 필요하다는 거야?”
은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이건 말도 안 돼…”
지후는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
“방법이 있을 거야. 꼭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다빈은 문을 손으로 밀어보았지만, 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안 되겠어….”
서준은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내가 남을게.”
“뭐?”
다빈과 친구들은 깜짝 놀라 서준을 바라보았다.
“난 한때 어둠에 사로잡혀 너희를 방해했어.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안 돼! 너도 우리와 같이 가야 해!”
지후가 소리쳤다.
“우린 끝까지 같이 가기로 했잖아!”
하지만 서준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난 너희를 믿어. 그리고 이곳을 지키면서 나 자신도 바꿀 거야.”
그때, 열쇠가 빛나며 서준을 감쌌다.
“이건 희생이 아니야. 선택이야.”
서준은 친구들에게 마지막 미소를 남기고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친구들은 눈부신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뒤를 돌아본 다빈의 눈에는 서준이 천천히 사라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서준아…”
은아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린 반드시 이걸 끝내고 널 데리러 올 거야.”
친구들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곳은 빛과 어둠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이게 마지막 시험이야.”
루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여기서 균형을 되찾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사라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