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우비 12화
라이킷 2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새로운 다짐의 시간

"여우비" 기억을 잇는 비, 마음을 적시는 사랑 - 12장 -

by 소선 Feb 03. 2025

비는 그치고, 하늘은 맑아졌다.

서하는 회사 건물 로비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친 거리에는 비에 젖은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공기는 한결 깨끗했다.

그녀는 조약돌을 손에 쥐고 조용히 되뇌었다.

‘비가 그쳐도 괜찮아.’

이젠 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관계를 지키겠다고 다짐한 순간이 떠올랐다.


사무실.

서하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정리하며 업무에 집중했다.

며칠간의 긴장감과 불안함을 떨쳐내고 일에 몰두하니,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러나 문득 현우와 나눈 대화가 떠오르며 그녀의 손이 멈췄다.

‘나는 정말 현우 씨의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

그녀는 깊은 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현우:  

“잘 지내요?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으면 만나고 싶어요.”


서하는 미소 지으며 답장을 보냈다.

“네, 오늘은 꼭 먼저 갈게요.”


저녁, 카페.

서하는 평소보다 일찍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창밖을 바라보며 조약돌을 손에 올려놓았다.

‘이번엔 내가 먼저 기다릴 차례야.’

현우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걸어왔다.

“서하 씨, 오늘은 내가 늦었네요.”

서하는 웃으며 손짓했다.

“괜찮아요.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서하는 점차 현우 앞에서 더 편안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요즘은 꿈꾸지 않아요?”

현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하는 잠시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요즘은 꿈보다 현실이 더 중요해졌어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래요. 비가 그친 후부터는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아요.”


현우는 주머니에서 작은 노트 하나를 꺼냈다.

“이건 뭐예요?”

서하가 묻자 현우는 노트를 그녀에게 건넸다.

“요즘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우리 이야기를 조금씩 정리해보고 싶어서요.”

서하는 노트를 펼쳐보았다.

그 안에는 비가 내리던 날의 장면과 두 사람이 나눈 대화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서하는 노트의 한 페이지를 천천히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현우 씨, 이 이야기… 꼭 완성되었으면 좋겠어요.”

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니까요. 끝까지 함께 완성해야죠.”

서하는 그 말에 미소 지었다.

“그럼 나도 도와줄게요. 우리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요.”


비가 그친 거리, 노을이 지고 있었다.

서하는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으며 마음속에서 더 이상 흔들림이 없는 자신을 느꼈다.

‘이제는 비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갈 시간이 중요해.’

현우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 지켜요.”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제는 더 이상 놓지 않을 거예요.”


저녁 하늘에는 별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있었다.

서하는 별빛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여우비는 끝났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야.”


비는 멈췄고, 두 사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서하는 현우의 손을 잡고 카페를 나섰다.

거리는 비에 젖어 반짝였고, 두 사람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단단했다.

서하는 주머니 속 조약돌을 쥐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이제는 비가 없어도 괜찮아.’


걸으며 나누는 대화는 가벼우면서도 깊었다.

현우는 조약돌을 손에 쥐고 천천히 굴리며 입을 열었다.

“서하 씨, 이 돌이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준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서하는 그의 말을 기다렸다.

“이제는 이 돌이 없어도 우린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요?”

서하는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 조약돌을 그의 손에서 가져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현우 씨, 우린 이 돌이 아니라 서로를 선택한 거예요. 비가 오지 않아도, 이 돌이 없어도… 나는 당신을 지킬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이번엔 우리 선택을 믿어볼게요.”

그는 조약돌을 그녀의 손에 다시 올려놓으며 말했다.

“이 돌은 우리 이야기를 시작하게 해준 상징이에요. 하지만 이제 그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거죠.”

서하는 조약돌을 꼭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젠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든 의미를 지킬 거예요.”


다음 날, 서하는 직장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현우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습관은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었다.


현우:  

“오늘 하루도 잘 보냈어요? 저녁에 같이 걸을까요?”


서하는 짧은 답장을 보냈다.

“응. 오늘은 내가 먼저 갈게요.”


저녁, 공원.

두 사람은 젖은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현우는 서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요즘은 비가 그리워질 때도 있어요. 이상하죠?”

서하는 그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그 비가 우리를 이어줬으니까. 하지만 이젠 비가 없어도 괜찮아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젠 비가 없어도 우리 스스로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하나둘 빛나기 시작했고, 서하는 조약돌을 꺼내 손끝으로 굴렸다.

“이 돌, 이제 더 이상 우리 사이의 연결 고리가 아니에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들었다.

“그럼 뭐예요?”

“우리의 시작을 기억하게 해주는 기념품이죠.”


현우는 그 말을 듣고 미소 지었다.

“그럼 이건 이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상징이네요.”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젠 우리의 선택을 잊지 않도록 해줄 거예요.”


서하는 현우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비가 올 때마다 우리가 시작한 날을 떠올리겠지만, 더 이상 비가 필요하지는 않을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비가 없어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


밤하늘에는 별들이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서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다짐했다.

‘이제 운명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믿을 거야.’

그녀는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고 현우의 손을 꼭 잡았다.


비가 멈춘 거리에서, 두 사람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고 있었다.

keyword
이전 11화 흔들리는 그림자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