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길

"여우비" 기억을 잇는 비, 마음을 적시는 사랑 - 13장 -

비는 그치고,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서하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햇살이 비친 거리는 여전히 비의 흔적을 간직한 채 반짝이고 있었다.

조약돌은 그녀의 주머니 속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비가 멈춰도 우리는 계속 걸어갈 수 있어.’

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다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현우와의 만남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서하는 점심시간이 되자 현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저녁, 산책 어때요?”

현우의 답장은 빠르게 돌아왔다.

“좋아요. 기다릴게요.”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바쁘게 업무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일에 집중하려고 해도 현우와 함께한 시간들이 계속 떠올랐다.

‘이제는 내가 선택한 길을 믿어야 해.’

저녁, 공원.

서하는 현우와 함께 젖은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하늘에는 별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있었다.

“요즘 회사 일은 어때요?”

현우가 먼저 물었다.

서하는 깊은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아직 바빠요. 하지만 이젠 일이 나를 압도하지 않게 하려고 해요.”

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서하 씨가 지쳐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서하는 그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벤치에 앉은 두 사람.

서하는 주머니에서 조약돌을 꺼내 손에 올려놓았다.

“현우 씨, 이 돌… 이제는 우리가 만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들었다.

“그럼 이 돌은 우리의 시작을 상징하는 거네요.”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더 이상 운명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가 선택한 이야기를요.”

현우는 조약돌을 손끝으로 굴리며 말했다.

“서하 씨, 이 돌을 보면서 가끔씩 그때 개울가에서 했던 약속을 떠올려요.”

서하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 약속, 아직 유효해요.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은 약속을 만들어 갈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이번엔 그 약속을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하겠죠.”

비가 그친 거리에서, 두 사람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있었다.

서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젠 비가 없어도 괜찮아요. 우리 사이에 이미 충분한 의미가 생겼으니까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비가 없어도 우리는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거예요.”

서하는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으며 결심했다.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갈 미래가 더 중요해.’

그녀는 현우의 손을 더 꼭 잡으며 말했다.

“비가 다시 오더라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우린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죠.”

저녁 하늘은 어둡지만, 별빛은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서하는 그 하늘을 바라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젠 우리가 선택한 길을 끝까지 지킬 거야.’

현우는 그녀의 곁에서 같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가 그친 거리에는 노을이 드리우고 있었다.

서하는 현우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서로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온기는 마치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약속의 증거 같았다.

“비가 그치고 나니까, 뭔가 더 선명해진 것 같아요.”

서하의 말에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그런가 봐요. 흐려졌던 것들이 조금씩 분명해지는 느낌이에요.”

그의 말에 서하는 조약돌을 손끝으로 굴리며 속삭였다.

“현우 씨, 이 돌이 우리를 시작하게 해줬지만, 이제는 우리가 이 이야기를 이어가야 해요.”

현우는 조약돌을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요. 이제 이 돌은 더 이상 과거의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미래의 상징이네요.”

서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과거의 그림자는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녔지만, 이제는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다짐을 만들어내는 힘이 되어 주고 있었다.

“이젠 비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벤치에 앉아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현우는 서하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서하 씨, 가끔은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난 게 정말 운명일지도 모르겠어요.”

서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에요. 우연처럼 보였던 것들이 결국 우리가 만든 선택의 결과잖아요.”

현우는 조약돌을 다시 서하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 돌, 이제 당신이 지켜요.”

서하는 조약돌을 쥔 채 그를 바라보았다.

“같이 지키는 거예요. 이번엔 나만이 아니라, 우리 둘이 함께요.”

현우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래요. 이젠 비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가 직접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거리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서하는 현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현우 씨, 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말아요. 오늘도, 내일도 계속 함께 걸어갈 수 있으니까.”

현우는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약속할게요. 비가 오든, 해가 뜨든, 우리는 앞으로 계속 걸어갈 거예요.”

그 순간, 하늘에 희미하게 여우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하는 비를 맞으며 웃었다.

“이 비, 우리를 격려하는 것 같아요.”

현우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서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엔 비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선택을 믿어볼게요.”

서하는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으며 마음을 굳혔다.

과거의 기억과 약속은 이제 더 이상 그녀를 흔들 수 없었다.

‘이제는 내가 선택한 미래를 지킬 거야.’

비가 서서히 멈추며 하늘에는 무지개가 걸렸다.

두 사람은 무지개 아래에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우리, 이 길 끝까지 함께 걸어가요.”

현우의 말에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요. 이번에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