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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여우비 15화

성장의 발걸음

"여우비" 기억을 잇는 비, 마음을 적시는 사랑 - 15장 -

by 소선

맑은 하늘 아래, 서하는 커피잔을 들고 창가에 앉아 있었다.

햇살이 창문을 타고 들어오며 따뜻한 빛을 만들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멀리 구름이 몰려오는 하늘을 향해 있었다.

조약돌은 여전히 그녀의 주머니 속에 있었다.

‘비가 와도, 오지 않아도 괜찮아.’

그녀는 조약돌을 쥔 손을 천천히 펴며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현우와의 관계는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다.

서하는 이제 더 이상 불안에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두 사람을 시험했다.

“서하 씨, 이번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규모가 커질 것 같아요. 일정도 더 빡빡해질 거예요.”

상사의 말에 서하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표정을 관리했다.

“네. 계획 다시 세워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며 서하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현우: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요?”


서하:

“조금 늦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꼭 갈게요.”


퇴근 후, 카페로 향하는 길.

서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사이로 붉은 노을이 퍼지고 있었다.

‘이번엔 절대 늦지 않을 거야.’

그녀는 조약돌을 손에 쥐며 빠르게 걸었다.


카페.

현우는 창가에 앉아 있었다.

이번에는 서하가 먼저 도착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를 발견하자 환하게 웃었다.

“오늘은 서하 씨가 먼저 왔네요.”

서하는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오늘은 내가 기다리고 싶었어요.”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우는 서하의 바쁜 업무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하 씨, 요즘 정말 열심히 사네요.”

서하는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웃어 보였다.

“하지만 현우 씨랑 이렇게 만나는 시간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그녀의 말에 현우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서하 씨가 힘들면 언제든 말해요. 난 언제든 기다릴 테니까.”


서하는 그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이번엔 내가 더 잘할게요.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꼭 쥐며 말했다.

“서하 씨, 기다림도 괜찮아요. 하지만 이젠 같이 걸어가는 게 더 좋아요.”

서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약돌을 꺼냈다.

“이 돌, 우리 시작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현우가 조약돌을 손끝으로 굴리며 말을 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만든 선택을 상징해요.”


비가 내리지 않는 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서하는 그와 함께 걸으며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었다.

“현우 씨, 이젠 비가 없어도 괜찮아요.”

“맞아요. 이제 우리는 선택을 믿어요.”


현우는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서하에게 건넸다.

“이거요. 우리가 함께 써 나갈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했어요.”

서하는 그 수첩을 펼쳐보며 놀랐다.

안에는 현우가 적어둔 메모들과 두 사람이 나눈 대화들이 담겨 있었다.


서하는 수첩을 넘기며 미소 지었다.

“현우 씨, 이건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네요.”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우리가 만들어 갈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비가 오지 않는 밤, 두 사람의 그림자는 나란히 늘어져 있었다.

서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다짐했다.

‘이번엔 내가 선택한 길을 지킬 거야.’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서하와 현우는 카페를 나와 조용히 나란히 걸었다.

비가 그치고 난 후의 거리에는 여전히 물기가 남아 있었지만, 두 사람의 발걸음은 흔들림이 없었다.

서하는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은 채 현우의 손을 꼭 잡았다.

“현우 씨, 이제는 더 이상 비가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강해졌잖아요.”

현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지켜야 할 때예요.”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았다.

서하는 가방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

“이건 뭐예요?”

현우는 그녀의 질문에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려고요. 이제는 기억을 기록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려고 해요.”

서하는 수첩을 펼쳐보며 현우가 적어놓은 메모들을 살펴보았다.

그 안에는 함께 가보고 싶은 장소와 두 사람이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적혀 있었다.

“현우 씨, 이런 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이제 비가 없어도 괜찮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서하는 그 말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우리만의 계획이라니, 좋아요. 나도 더 채워보고 싶어요.”

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이번에는 정말 함께 만들어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요.”


서하는 조약돌을 꺼내 수첩 위에 올려놓았다.

“이 돌도 기록에 포함시켜야겠어요. 우리 시작의 상징이니까요.”

현우는 조약돌을 손끝으로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돌에 의지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이건 우리 선택의 증거일 뿐이에요.”

서하는 그 말에 미소 지었다.

“그래요.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선택을 지켜야 해요.”


공원에는 바람이 불어 나뭇잎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서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말했다.

“현우 씨, 나 예전에는 미래가 두려웠어요. 이 관계가 얼마나 갈지, 언제 깨질지 걱정만 했거든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으며 말했다.

“이젠 두려워하지 마요. 우린 이미 선택했고, 그 선택을 지켜가고 있잖아요.”


서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예요. 대신 더 강해질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하 씨가 강해졌으니까, 나도 더 강해질게요. 우리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서.”


시간이 흘러 밤하늘에는 별들이 떠올랐다.

서하는 조약돌을 손에 쥐고 속삭였다.

“이 돌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릴 거예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오늘 여기 있다는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을 거라는 거죠.”


서하와 현우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서하는 마지막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내리지 않는 밤, 별빛만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비가 없어도 괜찮아요. 이제 우리는 서로의 빛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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