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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밀리 Sep 03. 2024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

과객하기

복직할 때 까지만 해도 '까짓것 하면 되지 '였다.

회사에서 맡은 일들이 난이도가 높거나 사람이 못할 일들이 아니다. 그러나 자잘한 것들에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나날이 어렵다.


핑계거리는 무궁화 삼천리다.

하나. 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항상 피로하다.

하나. 애 둘 엄마다.

하나. 늙었다.


중요한 사실은 누가 날 기차로 모셔가는 것이 아리라 내돈 내고 기차타고 회사에 간다는 사실이다.

아찔한 실수를 몇건하고 수습하고.

감정이 추스려지지 않을 때는 체력이 딸려서 그래. 하면서 합리화하고.

진지하게 얼마나 번다고...하면서 계산기 두드려 보지만 앞이 안보일때는 일단 가만히 하던 일 하던 나의 습성은 버려지지 않는다.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

초대장은 받지 않았지만 나는 매일 참석한다.

인생 길게 보면 영원히 머무는 곳이란 없다.

자주 들르는 곳이나 언젠가는 지나칠 곳이라고.

그러니 에너지 효율을 발휘하며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내 마음을 바꿀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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