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한 권을 딱히 완독해 본 적이 없다. 완독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 하나를 통해 내 생각과 행동이 하나라도 바뀌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읽히지도 않는 책을 붙들고 완독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독서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성공 경험이 되어 또 다른 성공을 낳을 수는 있다. 하지만 완독이 삶의 변화를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2019년에 성장 추월차선에 들어올 수 있었던 계기는 체인지 그라운드의 씽큐베이션이었다. 독서는 필요할 때만 하고 완독도 잘 하지 않던 내가 씽큐베이션에서만 4월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권씩, 총 23권을 읽었다. 처음에는 모든 책을 완독했다. 휴대폰이 아닌 종이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하면 내가 정보를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야와 관심사가 넓어지듯 발췌독이 아닌 정독을 통해 완독을 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 배움이 가득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배움이 머릿 속으로 들어오는 양은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것이 나의 발걸음으로, 나의 삶으로 들어오는 데 들일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식을 머리에 넣어둔 채 아웃풋이 없으면 그것은 책상 세번째 서랍 안쪽에 들어있는 클립만큼이나 무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책을 완독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책을 통해 내 삶을 바꿔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끔은 책을 읽다말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시작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한달쓰기 라는 커뮤니티이고 내 삶을 바꾸고 있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 책을 붙들고 완독이라는 기준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않아도 된다. 물론 완독하는게 가장 좋겠지만 저자가 바라는 것 역시 독자의 지식이 바뀌는게 아니라 삶이 바뀌는 것 아닐까.
독서없는 실천은 위험하고
실천없는 독서는 공허하다
왼발이 앞으로 나가려면
오른발이 한 발 나가줘야한다
둘 중 하나가 빠져도 제대로 걸을 수 없다
당신은 지금 휘청거리고 있지는 않은가?
#한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