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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현 May 10. 2024

3. 그렇게 안보이세요!의 속뜻이란

꼼수부린 다이어트는 요요가 반드시 온다

때는 2014년 8월. “드라이브 가자”는 엄마 말에 별 생각없이 차에 올랐다가 별안간 한의원에 가게 되었다. (집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나날이 살이 오르는 딸의 모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는지 “살빼는 한약“을 지어주는 곳을 찾아서 날 데려온것이다.

그때 내 몸무게가 68kg, 키는 169cm. 운동이라곤 회사-집 도보 10분 오가는 것과 주 2회 방송댄스가 전부였고, 7시 퇴근하면 친구와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스트레스 푸는 것을 낙으로 삼던때라 살이 무럭무럭 찌고 있던 터였다.


한의원원장이 가장 먼저 지시한 건 “물에 죽염 타먹기”. 하루에 물을 3-4L가까이 마신다니까 “그렇게 너무 먹으면 몸에 염분이 없어서 저나트륨혈증온다“면서, 물을 줄여서 2리터 남짓 먹던가, 지금처럼 마실거면 죽염을 조금씩 넣어 먹으라고 했다. 한약을 3개월치 주면서 이 한약을 먹으면 식단을 꼭 지켜야 한다고 아침은 바나나 한 개나 통밀식빵 1개에 올리브유 찍어먹고 밀가루, 고기, 생선 먹지 않고 견과류와 검은콩은 마음껏 먹고, 밥은 현미밥으로 1일 1식해야된다고 했다. ”이런 식단이면 굳이 약을 안먹어도 되지 않나?“의아했는데 내 생각을 읽으셨는지 ”이 식단만 하면 변비도 오고 몸도 더 고단해진다, 한약이 살을 빼는데 더 도움을 줄것이고 유산균도 따로 처방해줬으니 몸이 건강해질것이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채식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아침은 바나나 한 개. 점심은 견과류랑 검은콩을 먹고 저녁은 현미밥 100g에 두부랑 나물만 먹었다. 그렇게 2주가 지나자 몸무게가 62kg으로 줄었고, 두 달째 되던날 53kg을 찍었다. 우선 이중턱과 울룩불룩 셀룰라이트가 싹 사라졌다. 고등학교때 이후 엄두도 못냈던 25인치 사이즈 청바지도 입고다녔다.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났고, 유니폼도 헐렁해지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53kg 찍은날 아침, 친한 언니랑 친구랑 셋이 우정촬영했음 :)


그런데 살이 쪽 빠졌음에도 몸이 ‘가볍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한시간 넘게 방송댄스를 격하게 해도 30분동안 남아서 동작을 복습해도 말짱했는데, 수업 끝나고 나면 축 쳐져서 집에 돌아왔다. 이정도로 살을 뺐으면 배가 아주 납작해야하는데 볼록 나온 아랫배는 여전히 톡 나와있었다. 한약을 끊고 나자 식욕도 더 당겨서 평소 먹지 않던 사탕과 초콜렛을 한동안 달고 살았다. 한 달 만에 5kg이 쪘고, 다시 59-60kg을 왔다갔다하다가 첫째 낳고 난 후 찐 살이 여지껏 빠지지 않고 더 쪘다.


58kg 이었던 때 ‘ㅅ’


그제서야 “약 먹고 절대 살빼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와닿았다. 하나 억울한게 있다면, 그래도 난 밀가루, 고기 다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약만 먹은게 아니고 진짜 먹지도 않았는데! 억울해봤자 지난일이요, 식단엔 반드시 운동이 함께해야하는데 그걸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약 먹고 뺀 후 돌아온 요요는 빼기도 힘들었다. 마치 체질이 “약 안먹고는 넌 빠지지 않을거야”라고 아우성치는것 같은?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지 않은가... 첫째 낳고 붓기도 안빠지고 몸무게 변화도 없고 아이때문에 운동도 못 나가다보니 한약이 또 생각났다. 산후 다이어트 한약을 한달 먹고 5kg을 또 뺐다. 하지만 금세 돌아왔다.


다행히 이후 좋은 필라테스 선생님을 만나 “진짜 건강한 몸 만들기”에 대해 알게되었고, 다시는 보조제, 각종 살빼는 약에 현혹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된 “건강한 선생님”과 함께 진짜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첫시간에 선생님께서 “제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인것 같으세요?”라고 하셨는데, 다들 선생님의 몸무게를 듣고 놀랐다. ‘이렇게 날씬하고 멋진 몸을 가지셨는데 몸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나가시는구나!’ ‘와, 선생님은 지방이 아니라 탄탄한 근육으로 된 멋지고 건강한 몸이라 그렇구나’ 감탄하면서 “나도 이제 누가 내 몸무게를 들으면 <어머, 그렇게 안보여요 /몸무게보다 훨씬 날씬해 보이세요>라는 ‘칭찬’을 듣기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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