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아, 너 오늘도 잘난 척하는 거야?”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길, 지우의 말이 수빈이의 등을 찔렀다.
잘난 척?
수빈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저 서아가 도움을 청해서 알려줬을 뿐이었는데…
왜 그런 말이 돌아오는 걸까?
“그… 그런 거 아니야. 그냥 같이 보자고 해서…”
작게 대답하며 웃어 보였지만,
지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수빈이는 가방끈을 꼭 쥐고 걸었다.
어제는 그렇게 따뜻했던 마음이, 오늘은 왜 이렇게 시큼하게 느껴지는 걸까.
귤도 가끔 너무 시면 입을 찌푸리게 하잖아.
사람 마음도 그런 걸까?
자신의 친절이 누군가에겐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수빈이는 처음 알게 됐다.
“내가 너무 나섰던 걸까…? 아니면 그냥, 내가 싫었던 걸까…”
방 안, 책상에 엎드린 채로 그렇게 생각을 거듭하던 수빈이는
문득 며칠 전 엄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사람 마음은 다 다르단다. 너처럼 따뜻하게 건넨 귤도, 어떤 날엔 너무 시게 느껴질 수도 있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말이, 지금의 수빈이에게 너무나 필요했던 말이었다.
그래, 괜찮아.
오늘은 조금 시었을 뿐이야.
내일은 조금 더 익은 마음으로 다가가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