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귤 한 조각의 따뜻함

by SAY

며칠이 지났다.

지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고, 다른 친구들과도 어색함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수빈이는 그게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한 시간이 반갑게 느껴졌다.


점심시간, 수빈이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장 사이 조용한 공간에 앉아 귤 하나를 꺼냈다.

집에서 챙겨온, 작고 노란 귤.


껍질을 벗기며 수빈이는 생각했다.

‘이 조각 하나가 나한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작고 따뜻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 순간, 옆자리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수빈아… 나, 그날 미안했어.”

고개를 숙인 지우였다.


수빈이는 놀라 눈을 크게 떴지만,

곧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미안했어. 나 너무 내 생각만 했나봐.”


지우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나, 귤 좋아하는데. 한 조각만 줄래?”


수빈이는 웃었다.

귤을 하나 건네며 말했다.


“그럼, 두 조각 줄게. 하나는 오늘 네 마음에, 하나는 내 마음에.”


둘은 나란히 앉아 귤을 나눠 먹었다.

귤 한 조각의 따뜻함은

말보다 먼저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로 수빈이의 화요일도 조금씩 변해갔다.

기계처럼 느껴지던 수업도,

마음속을 누르던 단어장도

이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되기 시작했다.


수빈이는 알게 되었다.


‘마음에도 방학이 필요해. 그리고 그 방학은,

누가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여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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