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나도 누군가의 귤이 될 수 있을까

by SAY

“수빈아, 이 문제 좀 도와줄 수 있어?”

점심시간, 서아가 수빈이의 책상 옆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수빈이는 살짝 놀랐다. 평소엔 서아가 먼저 부탁을 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같이 보자.”

수빈이는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며칠 전만 해도, 마음속에 자신감이란 게 없던 아이가,

지금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서아와 나란히 앉아 문제를 풀던 수빈이는 문득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따뜻하고, 향긋하고,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


수빈이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고, 가끔은 지치고,

화요일은 아직도 조금 무섭지만…

이제는 도망만 치는 아이가 아니라는 걸.

누군가를 위해 조금 더 천천히, 따뜻하게 웃어줄 수 있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그날 하교길, 수빈이는 길모퉁이 문방구 앞에서 작은 메모지를 하나 샀다.

거기엔 이렇게 쓰고 싶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귤 한 조각이 되어주고 싶어.”

keyword
이전 06화6장. 마음의 문을 조금 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