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아, 이 문제 좀 도와줄 수 있어?”
점심시간, 서아가 수빈이의 책상 옆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수빈이는 살짝 놀랐다. 평소엔 서아가 먼저 부탁을 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같이 보자.”
수빈이는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며칠 전만 해도, 마음속에 자신감이란 게 없던 아이가,
지금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서아와 나란히 앉아 문제를 풀던 수빈이는 문득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따뜻하고, 향긋하고,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
수빈이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고, 가끔은 지치고,
화요일은 아직도 조금 무섭지만…
이제는 도망만 치는 아이가 아니라는 걸.
누군가를 위해 조금 더 천천히, 따뜻하게 웃어줄 수 있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그날 하교길, 수빈이는 길모퉁이 문방구 앞에서 작은 메모지를 하나 샀다.
거기엔 이렇게 쓰고 싶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귤 한 조각이 되어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