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연재하던 '손녀딸의 치매일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작가의 말'을 쓰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서 연재하던 '손녀딸의 치매일기'가 출판사 다다서재에서 <아흔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정확히 2018년 03월 30일 처음으로 개인 블로그에 할머니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못배워 속상하다'라는 할머니의 푸념을 열번즈음 들었을까요? 그날은 처음으로 그 이야기를 흘려 보내지 않고, 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아주 가볍게 '이걸 누가 보겠어' 하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작성한 이야기가 어느새 책이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며 두 번의 방송출연 제안과 두 번의 출간제안을 받았어요. 그만큼 치매걸린 할머니와 이십대 손녀딸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울림이 되고 공감이 되는 소재였던 것 같아요. 동시에 불안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이게 혹시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지, 혹시 나의 생각과 글이 누군가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지 말이에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스스로 검열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용기내어 글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할머니의 이야기를 이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과, 출판사 다다서재 편집장님의 응원과 도움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이야기를 복기하며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현재진행형인 나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쓰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단 한 번도 울지 않은 적이 없었고, 원고를 읽으면서도 매번 다른 지점에서 눈물을 훔치며 읽었어요. 그러다보니 봄~여름에 출간을 목표로 하던 것이 가을까지 미뤄지게 되었네요. 이렇게 출판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감정을 정리하고 추스릴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고, 글 작성에 도움을 주셨던 다다서재 편집장님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한 번 드리고 싶습니다. 할머니와의 이야기가 출판사 다다서재에서 나오게 되어 다행입니다. 책을 출간하면서 말씀대로 저는 한 시절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지금의 20대에게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마음 속에 품은 할머니를, 어머니를, 딸을, 손녀딸을, 본인을 떠올리며 진한 공감을 하며 읽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다만 구순의 할머니와 이십대의 제가 공유한 서사가 다른 분들에게도 용기와 희망, 위로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대를 함께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그동안 할머니와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따뜻한 댓글 남겨주셨던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책은 온라인 서점과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