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꿀까
자기 전에 잠깐 쇼츠를 틀었는데, 한 시간이 사라져 버린 경험이 있다면?
혹은 쇼츠를 넘기다가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아 버퍼가 생긴 경험은?
축하단다. 쇼츠중독 초기 단계에 발을 들인 게 분명하다.
농담 같은 말이지만 실은 여간해서 쉽게 끊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게 보다 보면 풀버전 영상이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고
또 그렇게 보다 보면 대체 내 시간은 어디로 순삭 돼버린 것인지 놀라게 된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유튜브에는 얼마나 많은 영상이 있을까. 비단 나에게 맞는 영상만 있는 게 아니다. 지하철에서 당구 영상을 보는 할아버지부터 티니핑 영상을 보는 꼬맹이까지 유튜브 영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입맛에 맞는 걸 척척 꺼내준다. 평생 봐도 다 못 볼 것 같은 유튜브의 서버는 외계인이 관리하고 있는 건가.
일단 공개된 것은 1초에 무려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중에도 최소 몇 천 시간 분량이 새로 업로드 됐단 말이다. (그럼 재밌는 숏츠가 또 생겼단 말인데). 어마어마한 규모감에 압도될 것 같다. 시청자 입장에서야 즐거운 일이지만, 실은 콘텐츠 마케터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우리 브랜드가 무언가를 업로드한다면 그 수많은 영상 중에 하나일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우리 것만 돋보일 리가 있을까?
분명한 것은, 고객의 눈에 띄지 않는 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 콘텐츠는 어떻게 고객의 눈에 띌 수 있을까. 유튜브의 영상 노출 원리(알고리즘)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이유다. 노출되지 않는 다면 존재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유튜브 노출 알고리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방대한 콘텐츠 속에서 맞춤형 영상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당신의 취향을 읽고 거기에 딱 맞는 영상을 가져다주는 디지털 큐레이터다. YouTube 엔지니어링 부사장 Cristos Goodrow는 알고리즘을 ‘도서관의 사서’에 비유해 설명한다. 방대한 도서관에서 고객에게 딱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알고리즘은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반응하고 어떤 것을 무시하는지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 사서의 역할이든, 큐레이터의 역할이든 어쨌든 똑소리 나게 잘하고 싶은 것이다.
이 같은 알고리즘 추천의 대전제는 우리 모두가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누구는 호러영화를 좋아한다. 또 어제까지는 좋았지만 오늘은 싫어질 수 있다. 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찾아보지는 않을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아무튼 그것도 취향으로 인정해 주는 걸 보니 알고리즘 신은 소문과 달리 그렇게 야박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유별난 사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해 알고리즘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튜브 알고리즘의 주된 목표는 하나다. 사용자가 플랫폼에서 최대한 오랜 시간 머무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저가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귀신같이 알아내 그의 눈앞에 보여준다면 자연히 체류시간은 늘어날 것이다. 같은 유저라 할지라도 어떤 맥락에서 유튜브를 마주 했느냐에 따라 니즈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미묘한 변화를 단순에 파악에 그의 눈앞에 원하는 콘텐츠를 딱! 노출시켜 준다면 결과는 뻔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유튜브를 손에서 놓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결국 고객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고객이 아침에는 주로 뭘 보는지, 핸드폰으로 볼 때와 TV로 볼 때는 어떻게 다른지,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고 어떤 콘텐츠를 스킵하는지! 그의 취향과 선호를 꼼꼼하게 분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1초라도 더 고객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이다.
집착 강한 전남친처럼 유튜브가 이렇게 구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용자가 유튜브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광고를 내보낼 수 여지가 더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구글의 수익 중 가장 큰 부분이 광고라는 걸 고려해 볼 때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니까 더 많은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을 유튜브에서 보낼수록 유튜브의 비즈니스 모델은 탄탄해질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플랫폼은 우리 같은 마케터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환경이 된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듯, 마케팅을 하기 위해 잠재고객을 찾고 있는 브랜드들이 존재하는 한 알고리즘의 진보는 계속해서 진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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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호(Signals)'를 통해 영상을 평가한다. 그리고 이 영상이 과연 당신에게 적합한지 판단한다. 신호는 알고리즘의 연료와도 같은데, 유튜브에서는 800억 개가 넘는 정보에서 매일 학습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클릭, 시청 시간, 상호작용, 설문조사 응답 등이 그 예다. 이 글에서는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서 밝히고 있는 대표적인 신호 4가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클릭’은 알고리즘이 가장 먼저 감지하는 신호다. 추천을 통해 특정 영상의 썸네일이 노출되었을 때, 유저는 클릭을 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 그런데 유저가 특정 영상의 썸네일이나 제목을 클릭했다는 것은 해당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알고리즘은 이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신호를 기반으로 어떤 유형의 콘텐츠가 당신의 흥미를 끄는지 판단한다. 클릭률은 썸네일과 제목의 매력도와 직결된다. 그래서 매력적인 썸네일을 만드는 것은 클릭률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다.
썸네일의 핵심은 인물의 얼굴과 감정이다. 구글이 발행한 ABCD Playbook(Think with Google)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얼굴, 특히 눈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간다. 따라서 클로즈업된 얼굴 샷은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강렬한 감정이 담긴 표정은 더 큰 임팩트를 준다. 예컨대 깜짝 놀란 표정, 눈물을 흘리는 모습, 함박웃음을 짓는 얼굴 등 감정이 극대화된 순간을 포착하면 시청자의 시선을 끌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인간의 뇌에 있는 '거울 뉴런'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그 경험을 하는 것처럼 반응하게 만드는 신경세포인데. 누군가 크게 웃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되는 현상이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감정이 뚜렷하게 드러난 얼굴 클로즈업은 단순히 시각적 주목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무표정한 얼굴이나 풀샷으로 찍힌 인물보다, 감정이 담긴 클로즈업 샷이 훨씬 더 큰 임팩트를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시청 시간’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시청 시간은 유저의 몰입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아울러 사용자가 특정 영상을 얼마나 오래 보는지는 그 콘텐츠의 가치를 판단하는 핵심 신호가 될 수 있다. 유저들이 오래 보는 영상일수록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말이다. 이런 알고리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콘텐츠 마케터는 두 가지 방향의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우선, ‘고관여 콘텐츠 전략’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시청자가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영상 끝까지 궁금증을 유지하거나, 지속적으로 재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저관여 롱폼 콘텐츠 전략’이 있을 수 있다. 최근 유튜브 이용 행태가 보는 매체를 넘어 틀어 놓고 듣는 매체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전략이다. 이 방식은 핑계고나 장도연의 '살롱드립'처럼 켜두고 다른 일을 해도 무방한 콘텐츠를 말한다. 굳이 화면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면서, 오랜 시간 틀어둘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이란, 댓글, 좋아요, 공유 등 시청자의 적극적인 관여(Engagement)를 의미한다. 이러한 행동은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의 만족도와 몰입도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 한다. 특히 댓글은 상호작용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이 진짜로 재미있거나 진짜로 감동을 받아 남기는 댓글이 대표적이다. 이는 단순한 반응을 넘어 콘텐츠 제작자와 시청자 간의 감정적 연결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댓글의 힘을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그리고 비록 경품 이벤트 형 댓글 요청이 대부분이 일 수 있지만, 이러한 댓글 까지도 알고리즘은 분명한 신호로 인식 할 수 있다. 우리 콘텐츠와 채널의 가치를 높이는 지표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공유(Share)는 또 다른 차원의 파급력을 가진다. 시청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퍼뜨린다는 것은 그만큼 강력한 공감을 얻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공유된 콘텐츠는 일반 콘텐츠 대비 평균 4배 높은 도달률을 기록한다고 한다. 이는 마치 입소문이 퍼지는 것처럼,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잠재 고객층에게 전파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유튜브 알고리즘 또한 이러한 공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콘텐츠 전략을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시청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요소를 포함시켜 주면 좋다. 우리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알고리즘은 우리 콘텐츠를 가치 있는 것으로 인식하며 도 많은 고객에게 도달시켜 줄 것이다.
넷째, ‘설문조사’다. 유튜브는 단순한 조회수나 시청 시간을 넘어, 콘텐츠의 실질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정교한 설문 조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들이 영상을 본 후 1점부터 5점까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설문 조사의 핵심은 '가치 있는 시청 시간(Value for Viewing Time)'이라는 개념이다. 가령 두 개의 10분짜리 영상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둘 다 시청 시간은 같지만, 한 영상이 평균 4.5점을 받고 다른 영상이 2.5점을 받았다면, 알고리즘은 전자를 더 가치 있는 콘텐츠로 판단한다. 당연히 해당 영상의 추천 빈도를 높인다.
이러한 직접적인 피드백은 콘텐츠의 ‘질적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며, 이는 더 나은 추천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은 단순히 '많이 보이는' 콘텐츠가 아닌, '깊이 있게 만족스러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의 진정한 만족도가 결국 알고리즘의 선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는 양질의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더 많은 노출을 얻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사실 네 가지 추천 이외에도 익히 알려진 다양한 알고리즘 추천 방식이 있다. 비슷한 인구통계학적 특징을 가지는 사람들에게는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집단이 관심을 보인 콘텐츠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알고리즘의 추천 방식은 고객의 반응에 따라 다시 강화되거나 배제되며 개인별로 탄탄한 맞춤 추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금 까지 유튜브 생태계를 움직이는 알고리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알고리즘의 추천을 받지 않는다면 방대한 유튜브의 바다에서 발견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가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네 가지 대표적인 알고리즘 신호들을 살펴봤다. 그러한 신호들은 사실 단순한 데이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마치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상세한 로드맵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알고리즘이 보내는 각각의 신호는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클릭률 데이터는 시청자의 첫 관심을 사로잡는 방법을 알려주며, 시청 시간 데이터는 시청자들이 어느 지점에서 영상을 이탈하고 어떤 순간에 가장 몰입하는지를 분석하게 한다. 그래서 더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개발할 수 있게 만든다. 상호작용 지표는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반영한다. 이를 활용한 참여형 이벤트나 커뮤니티 형성은 충성도 높은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결국, 유튜브 알고리즘의 신호는 콘텐츠 제작자와 마케터에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이를 깊이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치열한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이루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알고리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지향하는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실현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콘텐츠 경쟁력의 시작 아닐까. 고민의 시작을 던지는 글이었길 바라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 참고자료
- ABCD Playbook(Think with Google)
- 유튜브 공식 블로그 https://blog.youtube/inside-youtube/on-youtubes-recommendation-system/
* 마케터를 위한 팁
- 유튜브에서 노출되지 않는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 유튜브 알고리즘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 네 가지는 '클릭, 시청시간, 상호작용, 설문조사'
- 이것은 결국 고객이 더 오래 보고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