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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KI Sep 22. 2024

모르면 손해 보는, AI 노출 알고리즘

(Insight)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꿀까

자기 전에 잠깐 쇼츠를 틀었는데, 한 시간이 사라져 버린 경험이 있다면? 

혹은 쇼츠를 넘기다가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아 버퍼가 생긴 경험은? 


축하단다. 쇼츠중독 초기 단계에 발을 들인 게 분명하다. 

농담 같은 말이지만 실은 여간해서 쉽게 끊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게 보다 보면 풀버전 영상이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고 

또 그렇게 보다 보면 대체 내 시간은 어디로 순삭 돼버린 것인지 놀라게 된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유튜브에는 얼마나 많은 영상이 있을까. 비단 나에게 맞는 영상만 있는 게 아니다. 지하철에서 당구 영상을 보는 할아버지부터 티니핑 영상을 보는 꼬맹이까지 유튜브 영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입맛에 맞는 걸 척척 꺼내준다. 평생 봐도 다 못 볼 것 같은 유튜브의 서버는 외계인이 관리하고 있는 건가. 


일단 공개된 것은 1초에 무려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중에도 최소 몇 천 시간 분량이 새로 업로드 됐단 말이다. (그럼 재밌는 숏츠가 또 생겼단 말인데). 어마어마한 규모감에 압도될 것 같다. 시청자 입장에서야 즐거운 일이지만, 실은 콘텐츠 마케터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우리 브랜드가 무언가를 업로드한다면 그 수많은 영상 중에 하나일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우리 것만 돋보일 리가 있을까? 




분명한 것은, 고객의 눈에 띄지 않는 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 콘텐츠는 어떻게 고객의 눈에 띌 수 있을까. 유튜브의 영상 노출 원리(알고리즘)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이유다. 노출되지 않는 다면 존재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이번 글에서는 유튜브 노출 알고리즘의 원리를 2가지 관점으로 나눠 알아보려고 한다. 첫째는 콘텐츠 관점에서, 둘째는 광고 관점이다.  





첫째, 콘텐츠 관점



먼저, 광고비를 쓰지 않는 콘텐츠 관점에서 노출 원리를 살펴보자. 우리가 유튜브 채널에 영상 하나를 업로드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제발 조회수가 많이 나오길 기도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광고비를 쓰지 않기에 고객에게 강제로 노출할 길은 없다. 오직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에게 추천되어야 한다. 


이때 유튜브의 추천은 크게 3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노출 - 검증 - 확산의 단계가 그것이다. 우리가 영상을 업로드하면, 구글의 AI는 이 영상을 좋아할 것 같은 소규모의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노출단계). 그리고 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그들의 영상 시청 시간이 길수록, 그리고 좋아요와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을수록 좋다(검증단계). 그렇게 긍정 반응이 만들어진다면, 이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확산단계). 


그리고 이 세 단계를 계속 반복하며 노출하는 모수를 늘려간다. 경우에 따라선 노출 모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조회수가 빵 터지기도 하는데. 흔히 '알고리즘의 은총을 받았다'는 표현이 생기는 경우다. 물론, 고객의 시청 시간이 짧아진다거나 반응이 좋지 않다면, AI는 더 이상 해당 영상의 추천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추천이 되지 않는다면, 고객들이 우리 영상을 애써 찾아보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조회수를 올리기 어렵게 된다. 아마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이 씁쓸한 상황을 적어도 한번 이상 겪어 보셨을 것 같다. 


결국 이런 씁쓸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 필사의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떤 노력일까? AI의 맘에 들도록 해야 한다. AI가 사람이라면 선물을 하든, 집 앞에 찾아가 노래라도 부르겠지만 사실 AI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그냥 고객들이 1초라도 더 보게 만들면 좋다. 어떤 면에서는 냉정하지만 차라리 진짜 공정한 관리자의 모습 같다. 감정에 휘둘리며 소심하게 복수하는 쪼잔한 관리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AI는 냉철하면서도 공명정대 하다니. 한편으로 이러한 상황에 위로를 받아야 하나 싶다. 


결국 이런 AI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게 된다. 순순하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이 클릭을 하지?” “어떻게 해야 추천을 누르고 조금이라도 더 보지” 오로지 이런 고민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을 이용하는 한, 구글이라는 거대 플랫폼 아래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다. 사실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요령도 부릴 수 없이 최고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세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건 좋고 나쁨의 가치 판단을 떠나서 AI알고리즘이 우리를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 알게 되는 대목이다. 





둘째, 광고 관점 



다음은 광고비를 써서 고객에게 영상을 강제로 노출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유튜브 광고를 사용하는 것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려고 하면 갑자기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광고. 5초 뒤에 스킵이 가능하다며, 5초만 참아보라며 우리를 다그치는 그런 광고다. 이런 방식을 쓰는 이유는 자명하다. 먼저 소개한 첫 번째 관점만으로는 도저히 우리 영상을 많은 이들에게 노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기업 채널을 운영하는 마케터라면 더더욱 위의 노출 알고리즘에 기대기 어렵다. 기업 채널은 본질적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라고 하는 게 분명 노잼일 가능성이 크다. 상품을 소개할 때도 있고, 어쩔 때는 뭔가를 사라며 우리를 다그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잼 영상이 유튜버가 오직 재미만을 위해 만든 영상과 경쟁해 우위를 점하긴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기업 채널은 강제 노출을 고려하게 된다. 바로 광고다. 아주 심플하며, 돈을 써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부 맞는 말이지만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게 있다. 광고비를 쓴다고 해서 완전한 시청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유뷰브 AI의 판단이 들어가게 된다. 돈 준다고 해서 무조건 광고를 틀어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지  3가지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프로그래메틱 광고, 품질평가지수, 입찰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럼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자. 



(1) 프로그래머틱 광고


프로래머틱 Programmatic 광고는 '광고주가 광고 노출 조건을 사전에 정하면, AI가 조건에 맞춰 자동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IT기기에 관심 있는 서울 거주 20대 남자에게만 광고를 노출해 줘'와 같이 조건을 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럼 해당 조건에 맞는 유저가 나타났을 때 광고가 자동으로 노출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언제 어떤 위치에서, 조건에 맞는 유저가 나타날지 사전에 정확한 예측을 하기 어렵다. 이는 TV광고 노출 방식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TV광고는 ‘MBC 나혼자산다 전탑(시작직전 슬롯)’ 과 같이 노출 위치와 시점을 정확하게 지정해 광고를 구매해 왔기 때문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프로그래메틱 광고의 경우, 잠재고객을 좀 더 디테일하게 특정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다. 실제로 많은 디지털 매체들이 이런 방식으로 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이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자. 예를 들어 캣타워를 판매하는 마케터가 있다고 가정하면. 마케터는 광고를 만들고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우리 광고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서울 거주 2030대 사람들에게 노출하고 싶다. 그럼 구글에 그렇게 요청을 한다. “저 조건에 맞춰서 1개월간 100만 원의 비용을 써서 광고를 집행해 줘.”라고 말이다. 


그럼 구글 AI는 그 조건에 맞는 유저를 찾아 광고를 노출한다. 그렇다면 여러 명의 마케터가 하나의 고객을 놓고 경쟁할 때는 어떻게 될까? 실은 유튜브 환경에서 일상처럼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다. 가령 캣타워 마케터, 츄르 마케터, 캣휠 마케터들이 있다면? 이들은 아마도 같은 타깃에게 노출하고 싶어 할 것 같다. 


* 참고: 프로그래메틱 광고 

http://www.ap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649268


그렇다면 서로 경쟁하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이때 구글 AI는 어떤 로직으로 광고를 노출시킬까? 아주 심플하게 말해 입찰 방식을 이용한다. 우리가 농수산물 시장에서 사과 100박스를 구매하려고 할 때 도매상들끼리는 입찰가를 적어내 경쟁하는 바로 그런 방식이다. 그래서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적어낸 사람이 낙찰되는 방식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최고 입찰가를 적어냈다고 해서 무조건 낙찰이 되는 게 아니다. 그럼 유튜브는 뭘로 낙찰시켜 광고를 노출시킬까? 



(2) 품질평가점수와 입찰가


광고 노출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팩터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품질평가 점수’와 ‘입찰가’이다. 유튜브 AI는 이 두 개지 팩터를 조합해 광고 순위를 통해 낙찰시킨다. '품질평가 점수'란 광고에 대한 잠재 고객의 반응이 좋을수록 해당 채널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인덱스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광고를 잠재 고객에게 노출했는데, 30초 이상 시청비율이 높고, 좋아요와 댓글까지 많이 달린다면, 품질 평가 점수는 올라간다. 다른 고객들에게 보여줬는데 계속해서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면, 품질평가 점수는 계속해서 올라가게 된다. 


다음으로 입찰가는 말 그대로 ‘가격’이다. 해당 인벤토리를 구매하기 위해 마케터가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유튜브 플랫폼에 제출할 수 있다. 가격이 높을수록 광고 노출 순위는 올라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 팩터, ‘품질평가 점수’와 ‘입찰가’의 조합을 통해 최종 광고 노출 순위기 정해진다. 즉, 품질평가 점수가 높거나 CPV입찰가가 높다면 광고 순위가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둘 다 높은 점수를 보유한 광고주의 광고가 가장 먼저 노출된다.  


그럼 ‘품질평가 점수’가 낮은데 광고를 노출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입찰가를 높여야 한다. 이는 우리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품질평가 점수’가 높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이때는 입찰가를 낮추더라도 우리 광고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니까 품질평가점수를 높이는 게 예산을 아낄 수 있고, 광고를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품질평가 지수와 입찰가 사이에 정확하게 어떤 공식이 있는지, 즉 둘을 더하는지 곱하는지 등의 산식은 공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두 개의 팩터가 광고 노출 순위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 참고: Google이 말하는 품질평가점수와 CPV 

 https://support.google.com/google-ads/answer/2472735?hl=ko  





왜 이런 설계를 했을까? 



그럼 구글이 왜 이런 설계를 했을까? 머리 복잡하게 말이다. 그들은 광고주에게 광고 슬롯을 판매하는 사업자이다. 따라서 광고주가 최대한 많은 비용을 쓰길 원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반 시청자들이 너무 많은 광고나 핵노잼 광고 때문에 플랫폼 자체를 떠나버리길 원하지 않는다. 그건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존폐를 위협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따라서 광고 한편일지라도 고객이 볼만한 광고를 만들라는 유튜브의 무언의 압박 같은 게 있는 것이다. 재미있으면서 흥미를 끌고 궁금하면서도 엄청나게 몰입이 되는 광고라면 좋다. 그래서 광고의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다. 결국 “한 편의 광고를 만들더라도 재미있게 만들라는 의미”의미다.  


결국, 품질평가 점수를 올리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광고를 ‘누구에게 보여줘 야 하는지’의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 광고 한편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보이는지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생각해 볼거리 



지금까지 유튜브의 영상 노출 원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봤는데, 첫째로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 콘텐츠다. 이 경우 노출-검증-확산의 단계를 반복하며 영상이 노출된다. 둘째로 유튜브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다. 이때 광고는 프로그래메틱 방식으로 자동 노출 된다. 품질평가점수와 입찰가의 조합으로 우선순위가 결정된다. 


브랜드를 노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반드시 두 가지 관점 중 하나를 정해 우리의 영상을 노출시켜야 한다. ‘광고비 지출 여부’라는 큰 차이가 있지만 사실 두 가지는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결국 하나의 영상이라도 고객이 좋아할 수 있는 영상, 고객이 반응하고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움직이도록 구글은 프로그래메틱 광고, 품질평가지수, 입찰가 등의 장치를 통해 일관되게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라는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단 하나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다! 고객이 좋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브랜드가 만드는 재미있는 영상이란 어떤 모습일까.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 마케터를 위한 팁 

  - 유튜브에서 노출되지 않는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 그래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노출 알고리즘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 콘텐츠는 3단계(노출-검증-확산)로 노출되고, 광고는 품질평가점수와 입찰가의 조합으로 노출 우선순위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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