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로 하나 된 우리들의 블루스
콘랜드 호텔 로비층에 있는 카페 ‘10g’ 입구 쪽 동그란 테이블에 마주한 네 사람.
“어? 가야겠다! 훅 갔네”
아이폰을 터치한 민정이 아쉬운 안녕을 예고했다. 어느새 시계바늘이 ㄴ. 오후 3시. 민정의 아들 민우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한 우리들은 순간 방향성을 잃어 대면대면했다. 남희와 화영은 보고 싶은 민우를 보러 민정 집으로 가겠다고 해서 유일하게 운전하고 온 내가 바래다주기로 했다.
시동을 걸자, 여의도 오는 동안 들었던 90년대 가요가 자동 재생됐다. 조금 부끄러웠다.
이것 봐 나를 한번 쳐다봐
나 지금 이쁘다고 말해봐
솔직히 너를 반하게 할 생각에
난생처음 치마도 입었어
수줍은 내 입술을 보면서
모른 척 망설이지 말아 줘
어제 본 영화에서처럼
날 안고 입 맞추고 싶다고 말해봐
‘핑클’ 언니들이 부른 ‘내 남자친구에게’
유리언니가 ‘난 네 거야’할 때 두 볼에 빗금 / / /.
생기 가득한 남희는 추억 돋는다며 따라 불렀고 당시 최애 아이돌 HOT 오빠들이 부른 ‘캔디‘ 나올 때 다 같이 떼창. 얌전한 화영의 어깨가 들썩여서 살짝 놀랬다. K-POP 강국 대한민국이다.
아직 젝스키스 ‘커플’이 남았는데 민정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잠깐 뒷자리에 앉은 화영의 눈치를 보던 민정이 내 어깨를 어루만졌다.
“시간 되면 같이 올라가자. 언니가 맛집에서 요리시켜줄게. 낮술 허락하마”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여름에는 낮술이지! 싶었고 활짝 웃으며 같이 가자는 화영과 부족한 대화를 채우고 싶었다.
넌 어떤 아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