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일지-1
초등학교 6학년 때 옆 반 남자친구와 사귀었다. 박종하라는 착한 이름을 가진 친구는 당시 아역 배우로 활동할 할 만큼 잘도 생겼다.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친구는 인기도 많았다. 종하는 내 단짝 한나와 헤어지고 나와 놀았다. 초등학생의 사랑은 소꿉장난.
심심했던 여름방학이었나 보다.
나와 종하를 포함한 초등학생 커플 6명이 우리 집에 모였다. 브루마블을 하고 놀던 순진한 꼬마들 중 한 명이 당시 유행어였던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라는 농담을 던졌다.
귀엽고 순진한 발상인데 이 땅 저 땅 사며 신나게 게임하던 6명의 시간에 슬로가 걸렸다. 서로 눈치를 보며 “너희 커플이 먼저 해봐”라고 미루는데 안 하겠다고는 안 한다.
그까짓 것. 종하의 하얀 두 손을 잡은 나는 눈을 감았다. 옆에 있던 대성이가 “10초 센다!”라며 까불댔다. 뽀뽀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입술 박치기였다. 그래도 텐미닛은 채웠다. 금세 분위기가 어색해져 억울하게 우리 커플만 뽀뽀하고 파했다.
초등학생에게 뽀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퇴근 후 귀가 한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이실직고했다. 리액션 부자 엄마는 화들짝 놀라며 던진 말 한마디에 막내딸은 울음보가 터져버렸다.
“큰일 났네. 이제 우리 딸 아기 생기겠네”
이때부터였다. 임신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생겨난 게.
꾸밈 없어 쉽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다만 언제든 펼쳐 보아도 다시 감정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밀도 있는 이야기를 담아 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