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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Dec 17. 2020

목소리의 형태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5

어떤 인생을 또 만나게 될까, 기대되는 작품이네요.

제목이 공감각적네요. <목소리의 형태>라는 작품입니다.

목소리의 형태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로 듣는 목소리가, 마치 눈으로 보듯 형태가 있다? 청각을 시각으로? 음, 일단 제목이 귀에 쏙 들어오긴 합니다만, 공감각적 제목.

람들 화할 때 단어를 줄여 사용한 지가 꽤 되어서, 줄어든 단어가 무수히 많은데요. 그중 특히 마음 아픈 단어가 있어요. 그 아픔이 결코 가볍지가 않고, 흉터가 된 상처크기 줄지 않는데, 단어만 덩그러니 너무 쉽게 줄어들어 간편하게 불리고 있죠. 부정적인 그 단어. 학교에서 들리는 두 글자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부정적 단어. 줄여진 말. 어떤 두 글자일까요? 학교와 관련된 부정적 단어라면, 시? 학교폭력? 줄임말이라면 학폭?

맞습니다, 학. 학교 폭력에 관련 이야기니까 부모님도 자녀와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작품니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스틸컷


학교 력. 정말, 부모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염려스러운 부분이거든요. 학교 폭력의 대상자가 누가 될지도 전혀 모르는 문제라서, 많이 우려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매일 자녀 등하교 때 함께 동행할 수 없는 노릇이고, 자녀가 학창 시절일 때는 대부분의 시간이 학업위주로 채워지니까, 결국 부모와 자녀 사이 공백이 커지게 되죠. 린 시절처럼 부모가 마구 개입해서 도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구요. 모처럼 자녀와<목소리의 형태> 함께 보시며 오랜만에 공감대 쌓으시면서, 력을 행하는 자나 당하는 자의 마음, 그 원인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 보내시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볼 수도 있고, 학교 폭력에 관해 조금의 도움이라도 을 수 있 내용면, 여러모로 봐 두는 편이 유익할 것 같은데요.
애니메이션인데 연출력도 몹시 뛰어나요.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 내에서까지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죠. 무려 21억 엔의 수입을 거머쥐며 흥행에 성공을 해요. 2020년 11월, 일본에선 흥미로운 집계를 합니다. 2010년 이후 발표된 애니메이션 중,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 어떤 것이었냐,를 두고 인기투표를 한 것인데요, <목소리의 형태>가 10년간의 애니메이션 중 10위권 안에 든 것은 물론, 무려 5위에 등극합니다.

1위는 판타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차지했는데요, 역시 연출력이 대단한 작품이었죠.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실제장소까지 소개되어, 애니메이션 속 장소로 실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기도 했던 인기작이었어요. 마치 영화의 프리프로덕션 때와 같이, 제작 전에 로케이션 선정에도 많은 공을 들였던 작품이예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인 것을 알고 보는데도, 그림인지 사진인지 구분 안 갈 정도의 장면이 많아요. 그래도 실제 삶에 더 가까워서 일상에 대입할 수 있는 깨달음을 주었던 <목소리의 형태> 현실적으로 훨씬 필요한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목소리의 형태>는 감정 라인까지 매우 섬세해서 애니메이션인 것을 잠시 잊고 깊이 공감하실 거라 봅니다.


<목소리의 형태>


요즘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많이 나와서, 옛날에 어린이만 보던 그런 시절 애니메이션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나루토>라든지 <원피스>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지 않나요? 아빠 팬들까지 엄청난데요?

맞습니다. 2017년 5월에 개봉했던 <목소리의 형태>는 주인공인 남학생, 이시다 쇼야가 왕따를 일삼으며 자를 괴롭히면서 시작합니다.


<목소리의 형태> 스틸컷

어느 날 전학 온 여학생이 귀가 잘 안 들려, 말할 때 발음이 부정확하자, 그 친구를 놀리다 못해 귀에 꽂은 보청기를 뺏고 멀리 던져 연못에 빠뜨려 버리죠.

<목소리의 형태> 스틸컷



화가 끓어오르네요. 이런 작품들 보면, 괴롭히는 아이들이 딱히 이유가 있어서 괴롭히는 게 아니라 더 막막합니다. 정말로 걱정이에요.
저는 청소년 학교폭력 UCC 공모전 때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를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들을 보면, 항상 공통적으로 나오는 무서운 장면이 두 가지 있니다

화장실 한 칸에, 피해 학생을 가두어 둔 채 위에서 물을 쏟아붓는 장면.

그리고 빠짐없이 등장하는 컷 1위 있어요.

학교 옥상 끄트머리에 한 켤레의 운동화가 놓인 채 이미 사람은 없는 장면.

대부분 같은 마음이어서 그런 것인, 이 작품 속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어 있어요.

전국에서 접수된 학생들 영상에 이런 공통된 장면들이 많이 중복된다는 건, 학생들이 느끼는 거의 비슷하다는 거겠죠. <목소리의 형태>에서도, 학생들이 보내온 UCC 속에서도, 약자를 괴롭히는  딱히 이유가 없었다는 것도 서글프지만 중복되는 감정라인이었습니다. 

단지 찰나의 순간, 불쾌해서 돌아보니, 그 대상이 약자다. 그럼 거기서부터 이유 없는 가해가 시작되는 거죠. 

보면서 마음이 많이 서글펐죠.

여유가 없다.

머리 끝까지 분노로 찬 아이들이 잔인하리만큼 난폭하다.

밝고 맑았을 봄처럼 파릇파릇해야 할 아이들 마음에서 여유라는 것을 앗아 간 큰 원인이 무엇일까.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여기서 <목소리의 형태>라는 작품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왕따를 주동하던 쇼야가, 나중에 정반대로 왕따의 대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 되죠.

여기서 쇼야는 극과 극의 심리상태를 오가 됩니다.

처음엔 쇼야 힘을 믿고 옆에서 따르던 친구들 마저도 나중에 세력이 역전되자 쇼야를 외면하죠. 처음엔 쇼야 주변에서 함께 나쁜 짓 했던 친구들 마저도,  '이시다 쇼야는 왕따 주동자! 역겨워! 나쁜 짓만 하는 애!' 등의 말로, 쇼야를 인격이라곤 아예 없는 사람으로 몰아가죠.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스틸컷

이때 극과 극의 상황 사이에 끼어있는 중간 단계가 있음을 작품에서 슬그머니 보여줍니다. 또한 이 상황으로부터의 탈출구가 있는 것도 보여죠.
 


 단계, 탈출구! 이것이 오늘 키포인트네요.
쇼야가 왕따를 일삼을 때에는, 반 아이들 얼굴이 전부 쇼야의 시야에 에 들어옵니다쇼야가 누를 괴롭힐 때면, 주변 친구들이 함께 키득대며 동조즐기죠. 쇼야에게는 그들 모두가 보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목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 중이죠. 동조하는 친구들 반응 때문에 갈수록 행동도 대범해니다.

 


이유가 있어서 괴롭히면, 그 이유를 해결하면 되는데, 이유 없이 괴롭히는 원인은 뭘까, 했더니,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 답이네요. 괴롭힘을 주동하고 있 역시, 지금 친구들 눈을 의식하고 있는 거잖아요!

바로 그겁니다. 쇼야가 무심코 누군가를 괴롭혔을 때, 쇼야와 함께 동조하, 피해 학생을 향해 웃던 친구들을 쇼야는 의식하고 있었던 거죠. 우월감. 쇼야는 그것이 잘못된 우월감이라는 양심의 기준 보단, 즉각 느껴지는 친구들의 동조하는 시선에서 존재감을 느끼고 있던 겁니다. 

피해 친구도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인의 시선. 즉 내가 몸 담은 나의 사회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아픈 것이거든요. 나를 둘러싼 내 사회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더욱 수치스럽고 억울하고 분한 것이죠. 여기서 침착하게 작품이 메시지를 줍니다.

피해자도 주변의 시선이 두렵고 의식되지만, 가해 역시 주변의식하고 있다는 것. 가해자 역시 동조하는 그들이 없다면,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을 곳이 없다는 겁니다. 나를 동조하는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점점 더 강도도 높일 수 있다는 거죠. 포인트를 잡으셨나요. 신기한 답을 하나 더 보여줘요. 주인공 쇼야가 정 반대의 위치즉 약자의 입장에 놓이자,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얼굴이 전부 엑스 표시로 바뀝니다.

자신이 한창 괴롭히고 다닐 땐 한눈에 다 파악되던 반 친구들 얼굴인데,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이 되자, 단 한 명도 파악하기 어려운 얼굴이 되는 거죠.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다는 뜻도 되겠구요.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이 되면, 두려움이 먼저 앞서기 때문에 자신을 도우려는 친구가 있다 하더라도 시야가 가려져 알아볼 수 없게 됩니다. 불안한 현실에 처한 사람의 심리가 불신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모두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마음 상태로는, 도우려는 친구가 존재할 것 같지도 않기에, 알아보는 것이 더욱 어렵죠. 아무 이유 없는 괴롭힘이 한 가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깨닫게 해줍니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그에 따른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도록 용기도 니다.

또한 왕따 주동자를 왕따 대상자 입장에 처하도록 한 것과 공평하게, 피해 학생 역시 가해자 상황에 놓아주는데요. 늘 피해를 당해왔던 학생은, 항상 자신이 피해자라고 여기며 살아왔겠지만, 자신이 어떤 가해자로 급변할 수 있는지도 몸소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의 한 끝 차이를 깨닫게 해주죠.

들으면 그때부터 보이게 되죠. 듣지 않는다면 결코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 작품은 그것을 알려주기 위해 탄생한 것 같아요.

친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면 그제야 보이기 시작해요.

그의 표정이
마음이
생각이
우리가 듣는 순간부터 보이는 거죠.
 


목소리의 형태 <스틸컷>


듣지 않는다면
 볼 수도 없는 것이 당연하겠죠.


목소리의 형태 <스틸컷>


예술과도 직결되지 않을까요?
상대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그의 세상이 보이고
세상을 보고 들어야만
모든 것을 잇는 하나의 작품이 탄생되는 것 아닐까요.

그것이 글이든
영화든,
그림이든,
멜로디든,
카메라 속 한 컷의 사진이든.




듣는다.

그리고 본다.

괴롭히는 친구의 심리.

괴롭힘 당하는 친구의 심리.

마음을 눈으로 볼 수 있게 그려준 섬세한 작품을 통해 나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도 체크될까요.

재미를 불문하고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학교 폭력을 다룬 이야기 <목소리의 형태>였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포스터

이미지 출처 : 네이버


author, ス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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