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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Dec 21. 2020

청년경찰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13

드디어 대한민국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짝짝짝            

의욕 넘치는 두 청년을 만나서 열정 에너지를 좀 얻어볼까요.


          

에너지 좋죠.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본 뒤에 에너지 충전까지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겠죠. 

2017년에 개봉했던 영화예요. 당시에 세대 구분 없이 반응이 좋았던 영화인데, 웬일인지 흥행에 비해 극장에서 빨리 내려버렸죠.


           

극장에서 빨리 내렸다면 굳이 영화 어플로 여러 작품 찾아보시는 분 아니면 못 보신 분들도 많겠네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상영 기간 내에는 꽤 인기가 높았었기 때문에, 다른 흥행작에 비해 빨리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 순위 100편 안에 들어서, 현재 시점, 무려 55위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청년경찰> 앞에는 <타짜>, <전우치>, <미녀는 괴로워> 등의 작품이 있죠. 특히 두 주인공이 미남배우라 혹여 팬들이 몰려올 것을 우려하여, 촬영 현장에서 마주친 행인들의 질문에 이렇게 얼버무렸다고 하네요.


"무슨 영화 촬영하세요?"
"아, 예. 뭐, 그냥 작은 독립영화 촬영 중인데요?"



미남 배우는 지켜드리는 것이 매우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혹시? 진짜 미남 맞는지는 한 번 확인할 수 있을까요?

  

영화 <청년경찰> 강하늘, 박서준

박서준, 강하늘 배우가 각각 기준이와 희열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어요. 두 학생이 경찰대학에 입학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학생들을 일제히 제압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경찰 역할에 미모의 박하선 배우가 등장하죠. 여대생 역할은 이호정 배우가 맡았어요. 이 영화는 신기하게도 실제 경찰대학 캠퍼스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해요.


          

실제 경찰대학에서요? 리얼리티를 살리는 면에서는 좋은데, 아무래도 경찰대학이다 보니 보안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요? 촬영에는 그래도 조금 제한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원래라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제작할 무렵 재밌는 사건이 생기죠. <청년경찰> 시나리오가 딱 완성될 무렵에 경찰대학이 다른 장소로 이전을 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용인에 있던 구, 경찰대 캠퍼스가 텅 비게 되었고, 그야말로 통째로 캠퍼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강하늘 배우는 경찰 캠퍼스라는 실제 장소가 주는 그 분위기가 연기에 많이 도움이 됐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요, 훈련 장면뿐 아니라 복도, 강의실, 운동장, 실내 체육관, 생활관이 전부 실제장소입니다.


영화 <청년경찰> 스틸컷


덕분에 관객들도 경찰대학 캠퍼스를 샅샅이 볼 수 있는 혜택을 본 거네요. 세트장과 다르게 진짜 현장만이 줄 수 있는 리얼리티가 확실히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실제 경찰대학에 입학하기 전 2주간 실시된다고 하는 '청람교육'과 경찰대에서 지켜야 할 규율 등, 실제 경찰대생이 아니면 알기 힘든 이론수업과 캠퍼스 생활이 영화 속에 다 담겼어요. 따라서 다른 경찰 영화와 달리 볼거리가 굉장히 많죠. 강하늘 배우는 실제 경찰대학 캠퍼스에서 훈련 장면을 촬영하다 보니, 마치 진짜 훈련처럼 여겨져서 촬영장 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요. 어쨌든 이 두 학생은 무사히 훈련을 마치고 꿈에 그리던 외출을 나갔다가, 납치 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첫 외출이라 무사히 잘 복귀해야 할 텐데, 사건을 목격했다? 약간 불안한데요? 그런데 이제 겨우 경찰대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었잖습니까. 두 학생은 사건에 대한 해결 권한이 아직 없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경찰이 되고 말겠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입학한 친구들도 아니었죠. 과학고에 지원하자니 점수가 간당간당해서 경찰대로 온 이유라든지 제각각 경찰대가 목표는 아니었던 이유가 다 있었죠. 아직 생각도 어리고 틈만 나면 나가서 놀려고 하는 보통 청년들 모습인데요. 납치 현장을 보자, 갑자기 이 두 청년이 정의감에 불타기 시작하는 거죠.

그간 훈련하며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하나둘씩 떠올리며 해결하려고 하는데요, 현실의 상대는 학교에서 배울 때와 많이 다른 거죠. 대체로 영화라면, 30대 1이라 할지라도 주인공이 끝내는 이긴다거나 하는데, <청년경찰>은 그런 장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주 사실적이죠. 본래 사람이 실제로 싸움 기술을 배웠다 하더라도, 현실에 맞닥뜨리면 당황하지, 노련하게 싸우긴 어렵잖아요. 두 청년도 그래요. 겁에 질린 얼굴로 팔만 휘두른다든지, 열정은 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줘요. 17대 2로 싸울 때는 밀리는 모습도 보여주죠. 나중엔 결국 테이저 건이나 삼단 봉을 동원한 채 그것들을 의지해서 그나마 싸우는데요. 그렇지. 실제라면 정말 저렇겠다, 하는 공감이 많이 갔던 작품입니다.


          

그러면 싸우는 장면에서 더욱 심장이 쫄깃할 것 같습니다. 아직 서툰 경찰이긴 하지만 서툰 만큼 순수함이 큰 청년들이라 범죄를 대할 때도 누구보다 정의감에 불탔을 것 같네요.      

네. 납치 장면을 목격한 두 청년이 차를 쫓아 달려가지만, 뛰어서는 차를 잡을 수 없으니 당연히 놓칩니다. 그 와중에 차 번호판의 숫자를 외운 희열이가 민첩하게 신고를 하죠. 그런데 들려오는 대답이, 대포차이므로 조회가 안 된다, 였죠. 외출 나온 상태라 복귀 시간은 임박해 옵니다. 희열이가 이만 복귀부터 하자,라고 하니 의욕 넘치는 기준이가 학교에서 배운 말을 외치죠.


경찰은!
 시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응답하는 사람이라 배웠는데
 어떻게 그냥 가!

그렇게 두 청년이 사건에 뛰어듭니다.


영화 <청년경찰> 희열이와 기준이



오. 굉장히 멋있는데요? 차를 따라 뛰었다면, 뛰는 장면도 많았을 것이고, 아까 몇 대 몇으로 싸웠다고 하시던데, 두 배우가 굉장히 체력 소모가 컸을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체력 관리에 꽤 신경을 많이 썼겠네요. 

실제로 김주환 감독은 촬영 전부터 체력 관리 잘해두라고 당부를 했었다고 해요. 액션 씬에서 행여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하는 마음이었다는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박서준 배우가 깨진 파편 위에 무방비 상태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강하늘 배우 역시 손가락이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두 배우가 몸을 안 아끼고 서로를 더 안 다치게 하려고 해서 영화보다 두 사람 우정이 더 감동적이었다고 해요. 다친 후에도 오히려 현장 스태프들을 걱정해서 촬영 현장이 훈훈했다고 하네요.


           

영화 속 이름도 두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으로 지은 것 같아요.   

사실은 제가 이 이름 때문에 이 영화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제가 <청년경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바로 주인공들의 이름입니다. 기준이와 희열이.

이 세상에 정말 올바른 기준이 세워지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그 기준을 낙오자 없이 잘 지켰을 때의 희열을 모두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주인공들 이름, 그리고 이름에 맞는 그들의 순수한 행동으로 인하여 이 작품의 품위가 훨씬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순수하고 밝은, 이런 정의로운 영화가 늘어나면 좋겠네요.


영화 <청년 경찰>



그렇습니다.

기준이와 희열이

사람이 그 내면에 바르고 확실한 삶의 기준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그것을 지켜나간다면

그 인생에 희열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함께 해보게 되네요.

순수한 청년들에 의해 정의로운 기준과 희열을 더욱 희망하게 되는 영화 <청년경찰>이었습니다.  

      

영화 <청년 경찰> 포스터



author,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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