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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Dec 28. 2020

레미제라블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23

또 명작 한 편이 등장했군요. 레미제라블!     

책이며, 뮤지컬이며, 영화며 <레미제라블>은 어디서도 명작 중에 빠질 수 없는 위대한 명작이죠.                


주인공 장발장 또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2012년 국내에서도 뮤지컬 영화로 개봉했었는데, 그때 인기가 상당해서 많은 분들이 레미제라블 속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했던 기억이 나요.  개봉 때가 2012년 12월이었죠. 원래 뮤지컬이었던 작품이라 무대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뮤지컬 영화로 제작이 되어 극장에서 개봉하다 보니, 내용은 물론이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에서 느꼈던 생생한 감동에 매료된 많은 분들이 패러디했었어요. 지금도 온라인에서 패러디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던데, 많은 패러디 중에 우리나라 공군이 만들었던 패러디 영상이 히트를 쳤었죠. 제목도 감쪽같이 '레 밀리터리블'이라고 붙였는데,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공군의 패러디 영상이 해외까지 진출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예상치 못하게 많은 인기를 끌다가 결국 레미제라블 팀까지 그 영상을 보게 되었다는 겁니다.  


           

실제 레미제라블 팀이 그 영상을 봤다구요? 저런. 혹시 그렇다면 작품의 가치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관리하는 미국에서 레미제라블의 저작권 문제를 놓고 이의제기하지는 않았나요?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자베르 형사로 등장했던  배우 러셀 크로우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요.     



오. 궁금해지네요. 러셀 크로우는 영화 <글레디 에이터>로도 잘 알려진 배우잖습니까.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였는데, 오프닝 장면에서의 그 존재감. 아직도 그 압도적인 장면과 죄수들이 두려움에 떨던 장면이 기억나요. 그런데 바로 그 자베르가 국내 패러디 영상을 극찬했다니, 놀랍기도 하고 안심도 되고 기분 좋네요.

네. 첫 장면에서 하반신이 바다에 잠기다시피 한 죄수들이 비를 맞으면서 큰 배를 밧줄로 당기던 장면인데, 그때 러셀 크로우가 맡은 자베르 형사가 저 위에 혼자 우뚝 서있죠. 단지 채찍 하나 손에 쥐고 아래를 내려다볼 뿐이었는데 죄수들이 전부 눈치를 보며 힘껏 줄을 당기죠.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스틸컷 _ 출처 : 구글


첫 장면부터 인상 깊었어요. 러셀 크로우 외에도 출연진들 모두가 유명 배우들이었어요. 노래를 직접 다 불렀다고 하더라구요. 할리우드 배우라는 타이틀이 그냥 붙는 게 아니구나 새삼 깨달았던 영화였어요.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부분이긴 해요. 뭐냐면, 국내에서는 아직 뮤지컬 배우라고 하면 일단 노래를 특출 나게 잘하면 되고, 액션 배우는 액션을 특히 더 잘하면 되고, 연기 잘하는 배우는 외모가 좀 돋보이지 않더라도 '연기파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아주면서 장르마다 구분을 짓곤 하는데요, 할리우드 배우들은 예전부터 전혀 그렇게 분류되지 않았어요. 적어도 할리우드라는 타이틀을 다는 배우라면, 연기는 매우 당연한 기본인 것이고, 거기에 춤, 노래, 액션 모든 것이 특출 나게 완벽해야 배우라고 칭했다고 해요.  


         

와우. 그럼 어떤 배우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도 척척 해낼 수 있다는 거네요. 굉장합니다. 장발장이었던 휴 잭맨이 그렇게 노래를 잘할 줄 몰랐거든요.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 보고서 노래실력에 놀랐어요.    

가사가,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도둑질이나 하고. 내가 이렇게 타락한 걸까? 되돌릴 수는 있을까?

하며 시작했던 노래였는데, 배고픈 조카를 위해 빵 하나 훔쳤다는 이유만으로 무려 19년 동안이나 옥살이를 하고도, 석방이 아닌 가석방이 되자 분노에 차 있던 장발장이, 신부님을 만난 뒤 회개하는 노래였죠.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스틸컷 _ 출처 : 구글



맞습니다. 그 외에도 영화에 바닷가라든지, 성당, 빈민촌 여러 장소가 나오는데, 무대가 아닌 현장 촬영을 할 때는 배우들이 먼저 립싱크로 촬영부터 해두고, 나중에 노래를 불러서 입히잖습니까? 현장은 주변 소음도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노래 불러봤자, 음질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는 모든 노래를 현장에서 전부 라이브로 진행했다면서요? 정성이 진짜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뮤지컬 영화 중에서 최초로 현장에서 바로 라이브로 노래를 했죠. 쉽지 않은 작업이에요.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소음이 더 섞이게 되는데, 그렇다고 중단 한 다음 다시 부르라고 하면, 조금 전 감정이 안 잡힐 때도 있거든요.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솔로든 합창이든 전 배우가 모두 현장에서 직접 불렀고 이 제작 방식이 큰 화제가 되어 회자되기도 했었죠. 이 영화를 보시면 현장감과 배우들의 감정 상태가 살아있는 그대로 전달되어서 소름 돋는 장면이 상당히 많을 거예요. 본디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바로 라이브 매력에 존재하잖아요. 뮤지컬 장르만이 가진 그 매력을 최대한 옮겨담으려 애쓴 감독의 노고가, 감동을 더욱 증폭시킨 것이라고 봅니다. 이쯤 되면 박수도 한 번 쳐야겠네요. 짝짝짝.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스틸컷 _ 출처 : 구글



좋습니다. 또 이 영화는 오프닝 곡도 굉장히 멋있지만, 마지막이 진짜 끝내주지 않습니까? 엔딩곡 때 그 감동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시죠? 영화 끝난 뒤에 관객들 박수 소리도 끊이지 않았어요. 아직도 소름이 돋네요.

한국의 영화 극장에서 박수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작품임을 입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레미제라블의 출연 배우들도 엔딩 장면 촬영 때, 현장에서 직접 깃발 흔들며 웅장한 엔딩곡을 합창하는데, 온몸에 전율을 느꼈었다고 해요. 그 감동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2017년에 재개봉도 했었는데, 2012년에 이 작품을 놓쳤던 분들이 무려 5년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봅니다!라는 리뷰까지 올렸다고 하죠.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명작입니다.



소설 레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가 1800년대 작가인데도 아직까지 작품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니 빅토르 위고는 알까요? 당신이 이토록 위대한 업적을 남겨두었다는 사실을요?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뮤지컬로 탄생했고, 이제 그 뮤지컬이 뮤지컬 영화로까지 이어져 제작되었으니, 책 말고도 후대에 이어질 콘텐츠가 두 장르나 더 늘어나 있는 겁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들의 근원이 된 것인지,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 아닐 수가 없어요. 너무 부럽기도 하구요. 더불어 소개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또 놀라실 텐데요. 빅토르 위고만큼은 아니지만, 그 뒤를 잇는 위대한 사람들이죠. 레미제라블이 처음 뮤지컬로 무대에 오를 당시의 사연이에요.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극작가와 작사가, 그리고 작곡가가 함께 작업을 해야 탄생합니다. 보통 극작가가 작사까지 맡아서 대사도 쓰고 가사도 쓰는 경우가 많죠. 레미제라블도 그렇게 탄생되었기에, 작사가는 '알랭 부브릴', 작곡가는 '미셸 쇤베르크'입니다. 두 사람이 레미제라블 제작 전에 몹시 친한 파트너입니다. 호흡이 너무 잘 맞았죠. 친했구요. 그래서 만드는 작품마다 인기를 독차지하곤 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더 유명세를 타니까 두 사람이 서서히 서로를 내세우기 시작합니다. 서로 내 능력이 우월해 인기를 끄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러다 결국 갈라서는 지경에 이릅니다. 이후 혼자서 작품을 만드니 잘 안 된단 말이죠. 실패를 자꾸 거듭하게 되고 서서히 명성이 사라지며 결국 가난해지기까지 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빈자리를 깨닫고 <레미제라블>로 재회를 하게 되죠. 몇 년 사이 부쩍 가난해진 두 사람이 이 <레미제라블> 뮤지컬에 자신들의 전부를 거는 도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그들이 있던 영국의 여러 곳에서 공연을 거절당하게 돼요. 결국 두 사람은 영국에서 공연을 하지 못하고 프랑스로 넘어갑니다. 그곳에서 공연장도 아닌 대형 체육공원을, 고작 3일 빌려 첫 공연을 올려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_ 출처 : 구글



레미제라블이라는 작품이 원래 가난한 사람들, 이라는 뜻이잖아요. 왠지 가난해진 이후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기 때문에 레미제라블과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맞는 말씀이네요. 이제 3일간 대형 체육공원을 빌린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가난한 두 사람이 전부를 걸었던 공연이라 더욱 유명해진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첫날에 관객이 얼마나 왔을까요? 인생은 영화와 달라서, 두 사람의 기대와 달리 안타깝게도 단 몇 명의 관객만이 와서 공연을 보곤 돌아갑니다. 두 사람이 첫날 공연을 마치고, 그냥 접어버릴까, 했죠. 그러나 이왕 3일을 빌렸으니, 아무도 안 오고 우리끼리만 즐기더라도 3일 채우고 끝내자, 하며 다음 날 다시 공연을 올립니다. 다음 날은 많은 사람이 왔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 보다는 조금 많이 오긴 했지만, 두 사람 기대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죠. 마지막 날도 체념하고 공연을 엽니다. 그런데 어떻게 소문을 듣고 나타났을까요. 그 큰 대형 체육관이 꽉 차 버립니다. 앞서 왔던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몰려온 관객이었죠. 그들이 얼마나 소름 돋았을까요. 여기서 그들의 기적은 끝나지 않습니다. 단 3일 계약했던 그곳에서 무려 100회라는 연장 공연이 이어져요. 그리고 지금은 '프랑스 대형 체육관'이 아닌, 처음에 거절당했던 영국 런던에서 아직까지도 최장기 공연 기록을 유지하는 독보적 작품이 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자들의 투지가 느껴지시나요?

세상에 안 되는 것은 없어. 도전하면 다 돼. 를 보여주는 위대한 작가와 창작가, 제작자, 배우들을 꼭 만나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스틸컷 _ 출처 : 구글

    

유명한 빅토르 위고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또 최장기 공연 기록을 자랑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두 창작가 역시, 실패를 거듭했던 사람이었네요.

레미제라블 속 주인공들 역시 제약 많고 힘없던, 사람, 사람이었고.

현장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도록 최초로 도전적인 연출로 감동을 업그레이드시켰던 감독 역시 우리와 다를 없는 사람이었네요.

그렇다면 우리도 도전에 겁먹을 필요 없지 않을까요?

두려움 너머에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고 하죠.    


특히 가난에 굴하지 않고 단 3일이라도 도전했던 레미제라블의 두 창작자의 열정.

그 열정이 어쩌면 엔딩 장면 가난한 사람들의 그 뜨거운 합창 장면으로 탄생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감동을 선사받은 관객들이 가슴으로 인정했던 명작, <레미제라블> 소개였습니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포스터 _ 출처 : 구글



author, SuJi

- 마지막을 장식했던 감동의 엔딩곡 <Do you hear the people 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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