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의 서론(도입) 만드는 법

청중의 흥미 유발, 주제의 도입, 강사의 공신력

by 오상익

강연의 서론(도입)에서는 청중과의 감정교류(라포)가 중요하다. 청중과의 스킨쉽을 의미하는데 <말의 원칙>을 보면 구글 데이터 전문가 아비나시 카우식은 이렇게 말했다.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 후 2,3분 안에 사람들이 몸을 숙여 앞으로 오도록 해야 하는데 차트, 도표, 그래프로는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야기는 다르다.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라포 형성을 위한 최고의 도입은 삼중스님의 교도소 강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저는 여러분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첫째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머리카락이 없습니다. 둘째는 옷이 닮았습니다. 저는 회색이고 여러분은 청색일 뿐, 우리는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 옷을 입고 저는 구도의 길을, 여러분은 갱생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여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자리에서 여자 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저같이 못생긴 사람이나 여러분 같은 사나이나 똑같이 이 여인은 한 사람씩 영혼 속에 간직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오늘 이 여인의 얘기를 전해드리고자 이 자리에 왔습니다. 꿈에도 잊지 못할 이 여인, 언제나 여러분을 위해 웃고 울고 기도하는 바로 어머님이십니다. 저의 어머니, 여러분의 어머니...” 출처 : <설득의 원리,양태종>


라포 형성에 성공한 후 당신이 할 일은 강연의 목적을 밝히는 것이다. 청중은 놀랍고 즐거운 것에 주목하는 한편 나에게 왜 이 강연이 필요한지 따지면서 듣는다. 내가 <검정고무신> 이우영 화백의 강연 컨설팅을 했을 때 이렇게 조언했다. “60년대 한국 사회상을 담은 검정고무신은 80년대 생인 나도 즐겨보았고, 지금도 TV에 방영되며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70대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손잡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될까? 그러니 화백님은‘온 세대가 함께 즐기는 콘텐츠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라는 식으로 시작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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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도입)의 기법들


위스콘신대 임태섭 교수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은 일부 대학원에서 교재로 쓰이는 책인데 아래의 내용은 책에 나오는 서론의 기법들에 대해 내가 사례를 덧붙인 것이다.


1. 관심 끌기

-깜짝쇼 (전혀 예상 못한 이야기로 집중시킴)
-긴장 유발 (깜짝 놀랄 이야기로 집중시킴:깜짝쇼와 유사)
-시각 자료 (강연 관련된 실물, 사진, 만화 등으로 집중시킴)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로 집중시킴)
“여러분은 내 말을 귀담아들으십시오. 내 말은 나 못지않게 여러분과도 상관이 있습니다. 또는 "나는 여러분이 아직 들어보지 못한 끔찍하고도 놀라운 일을 말하려 합니다. " 그것이 바로 청중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할 때마다 그들에게 50드라크메짜리 강의를 뚝딱 해치우는 것이라고 프로디코스(소피스트) 가 늘 말하던 것이다.”

출처 : <수사학/시학, 아리스토텔레스>


관심끌기는 산만한 청중을 집중시키는 기법이다. 어떤 강사는 라포 형성 차원에서 카드나 마술 시연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때 주의할 것은 전혀 주제와 관련이 없다면‘저거 왜 하는 거야.’란 반응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2. 인용하기

-다른 사람이 남긴 말, 유명인 일화, 속담, 고사성어, 유머


“前 인텔의 CEO 앤디 그로브는 <승자의 법칙>에서 ‘전략적 변곡점’이란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전략적 변곡점이란 이전과 이후가 10배의 속도로 바뀐다는 것인데요. 2020년 코로나 위기는 전략적 변곡점이며, Before 코로나와 After 코로나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입니다. 자, 그럼 어떤 면에서 달라질까요? 지금부터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3. 주변상황 코멘트

-현 시국, 장소, 좌석 배치, 날씨, 시간, 계절, 행사 성격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이 불편하시죠? 이런 오프라인 강연이 아주 없어지진 않겠지만 이전보다는 굉장히 줄 거에요. 저도 어제 컨퍼런스를 다녀왔는데 청중은 한 분도 안 계시고, 기자만 20명 앉은 체 강연했어요. 그런데 집계 나온 걸 보니 몇 천명이 보았더라구요. 오프라인에서 수 백명한테 하는 것보다 파급력은 더 있는 거죠. 결국, 앞으로의 세상은 언택(Untact)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그런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4. 청중동원

-질문, 퀴즈
“작년에 신생아가 29만명 태어났는데 올해는 29만명보다 많을까요? 적을까요? (청중답변) 저는 더 많을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부부가 할 일이 없잖아요. 그래서 코로나 베이비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기사를 보니 이혼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청중웃음)”


5. 서론 없이 바로 본론으로

-회의, 짧은 프레젠테이션 등


비즈니스 업무보고나 짧은 프레젠테이션은 이미 발표의 목적과 주제를 모두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론(도입)이 군더더기가 될 수 있다. 이때는 보고 받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결론부터 말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이고, 감성적인 방법으로 풀어가는 것이 좋다.


결론 : 서론은 청중의 흥미 유발, 주제 도입, 강사의 공신력 등을 통해 강연에 최적화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론은 너무 길면 안 된다. 전체적으로 어떤 강연을 할 것인지에 대해 약간의 기대감을 심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본론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글쓴이 :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

저서 : <강연의 시대>, 제3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 본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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