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강연 시장의 미래

강연 시장의 최근 동향과 강사의 미래

by 오상익


코로나로 인해 대중 강연이 마비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강연 시장은 성행 중이다. 다만 방식이 언택트로 진화했을 뿐. 2020년 7월 1일 현재, 소규모 특강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진행되고 있으나, 다중이 모이는 교육은 각자 사무실에서 본인 pc로 강연을 시청하는 랜선강의(비대면)로 변하고 있다.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사람들을 한데 모을 필요가 없다는 것에는 일부 동감하지만 오프라인 강연이 사멸하진 않을 것이다. 자, 오늘은 강연 시장의 최근 동향과 강사의 미래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써보겠다.


1. 기업 교육 시장


삼성전자 대면강연을 어제, 오늘도 주선했지만 현재의 기업 교육 추세는, 강사가 기업체에 직접 방문하여 강연을 촬영하거나(녹화 or 실시간 스트리밍), Zoom 등의 원격 플랫폼을 활용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 중이다. 녹화나 Zoom 등의 방식은 이미 너무들 잘 알 것이라 판단되기에 오늘은 실시간 스트리밍의 2가지 방식에 대해 써보겠다.


1) 강사가 PC앞에 앉아 '마리텔'처럼 소통하며 강연하는 방식.
2) 대면 강연처럼 강사가 스크린 앞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강연하는 방식.


실시간 스트리밍 강연을 할 때 보통 이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대중 강연 경험이 풍부한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아주대)는 “좀 개방적인 회사에서는 1번이 더 좋고, 전통적인 스타일의 오디언스라면 2번이 더 효과적이었다.”라고 내게 답해준 적이 있는데 강연 목적과 청중 스타일에 따라 당신이 판단하여 선택하면 된다.

다운로드.jpg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스트리밍 강연은 요 테이블에 앉아서 했었다! (마리텔 느낌)


실시간 스트리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아무래도 회사 내 인프라 일 것이다. 인터넷 유무선망, PC, 웹캠, 마이크, 조명 등등. 회사 사정에 따라 Zoom, 웹엑스, 구글 Meet, 마이크로소프트 Teams, 유튜브 스트리밍 등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강사가 이 모든 기능에 능숙하다면, 오히려 교육 담당자에게 더 효과적인 방법을 자신 있게 제시할 수도 있게 된다.

한편, 강연 종료 즉시 콘텐츠의 폐기를 원할 경우 아래 계약서의 내용을 포함시키면 된다.

제5조 (지적재산권의 귀속 등)
본 계약에 따라서, “을”이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은 “을”에게 귀속된다. “갑”은 교육 목적에 한해서, 라이브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송출할 권한을 가지며, 실시간 라이브 콘텐츠 송출 후, 해당 “을”이 제공한 콘텐츠를 반드시 삭제하고, 보관하지 않는다.


2. 지자체 교육 시장


지자체는 연간 아카데미를 조달청 입찰에 부친다. (물론 수의계약은 알음알음 한다.) 여러 교육업체가 각축을 벌인 끝에 용역계약을 따낸 회사는 1년간 사업을 운영하게 되는데 우리(오간지)도 그 중 하나다. 알다시피 코로나 때문에 2020년 상반기 아카데미는 올스톱이었다. 이때 공무원들은 이미 계약한 사업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많았다. 가령 계약을 철회했다가 나중에 재계약을 할 것인지, 아니면 청중 없이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100명 이내로 청중을 제한시키고 한 자리씩 띄워 앉기 식으로 강행할 것인지 등등.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격변 속에서 교육업체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례 없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오랜 노하우와 유사 경험(메르스 등)을 체득한 교육업체의 판단을 공무원들이 신뢰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막 부서배치 받은 공무원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아, 물론 교육을 오래 맡은 주무관은 본인이 이니셔티브를 쥔다.) 나만 하더라도, 하반기로 연기된 아카데미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하는 시,구청 공무원의 전화를 아직까지 받는다.


한편, 지자체 강연 시장도 ‘시의성’이 중요한데 미리 수립한 교육계획을 코로나 관련 교육으로 대체시키기도 한다. 이때 발맞춰 재빠르게 코로나 콘텐츠를 준비하거나 커리큘럼을 먼저 제안하는 강사들은 재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모 공단의 경우, 특정 자격이 있는 자에 한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면 강연 기회를 몇 회 보장하거나 지원금을 주기도 하는데 발 빠른 강사들은 코로나 때문에 손가락 빨면서 이러한 준비를 다 하고 있다.



3. 언택트 강연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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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코로나와 계속 동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제도 대전의 초등생 3명이 확진자로 나오지 않았던가.)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연회사를 운영하는 내 눈엔 언택트 교육의 수요도 엿보인다.


가령, 이제까지의 대중 강연은

1) 대관을 하고, 2) 강사를 섭외하고, 3) 청중을 모객한다.


이 3가지 프로세스였다. 그런데 대중 강연을 못 한다면 이미 확보된 예산은 어떻게 써야할까?


방법은 이렇다.


1) 교육업체에게 주최 측의 니즈(교육주제)를 소상히 밝힌다.
2) 교육업체는 그 주제에 부합하는 강사 몇 명을 섭외한다.
3) 그 후 강사들의 강연 풀영상을 제작하고 주최 측에 납품한다.


그러면 주최 측이 마케팅이나 홍보용으로 영상 콘텐츠를 자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는 주최가 청소년단체라면 일선 학교에 영상을 배포하여 교육을 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확보된 예산도 집행하고, 콘텐츠(영상)까지 아카이브로 남길 수 있다. 어떤가? 이것은 내가 실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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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이러한 언택트 강연 시대에 강사들은 어떤 능력이 더 중요해질까? 나는 3가지로 정리한다.


1) 콘텐츠 디벨로퍼가 되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강사가 다량의 콘텐츠를 쏟아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콘텐츠의 대량생산 능력이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하나의 콘텐츠만 우려먹는(?) 강사들은 dinosaur처럼 멸종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제는 다작(多作) 할 줄 알아야 살아남는다. 언젠가 어느 중견기업이 작은 마케팅 회사의 유튜브 영상을 돈 주고 사는 것을 보고 내가 담당 대리에게 물었다. “거기 왜 써요? 영상 내용이 좋나요?”그러자 대리의 대답. “다른 것보다도.. 일단 양이랑 속도가 엄청 나요.. 하루에 영상을 7개씩 찍어내더라구요...” 공장처럼 찍어낸다는 말이다. 그렇게 만든 수많은 영상들을 정기적으로 유튜브에 올리면 100개 중 1개가 터진다. 그러면 다른 콘텐츠까지 역주행 되어 대박치게 된다. 그 뿐 아니라 그 콘텐츠를 기업에서 돈 주고 사기까지 한다는 말이다! 강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영상의 시대에 강사가 뽑아내는 콘텐츠의 확대 재생산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여담. 어디까지나 내 경험이지만 강연 녹화를 꺼리는 강사들은 다음 이유 중 하나에 해당되었다. 1) 한 가지 내용밖에 없어서 콘텐츠가 노출되면 또 못 써먹으니까. 2) 강연 중 누군가의 실명이 거론되어서, 또는 저작권 문제나 회사관련 등 3) 자신만의 비법(?)이 담긴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이 채갈까봐서.)


조금 더 직접적인 애길 해보자. 여러 대기업의 플랫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데 이 싸움의 수혜자가 의외로 강사가 될 수도 있다. 구체적 회사명을 밝힐 순 없지만 수많은 회원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프리미엄 강연 콘텐츠’를 만들고, 자체 회원들에게만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올해 말 줄줄이 나올 것 같다. 여기 업로드 되는 강연 콘텐츠는 1~2편 수준이 아니다. 강사 1인이 100편 이상의 강연을 찍도록 계약하기도 하고, 무한정 콘텐츠를 올린 후 수익을 share하는 모델까지 다양하다. 이 시장을 잡으려면 1인 강사도 콘텐츠 디벨로퍼가 되어야 한다. 형편에 따라 스타강사처럼 콘텐츠 직원을 따로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강연 1~2편 만들기도 보통일이 아닌데 수십, 수백편을 제작하려면 말이다. (스타강사들도 콘텐츠 수집, 제작하는 직원 따로 두는 것 다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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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피치능력- 전달력


유튜브를 볼 때도 목소리(전달력)가 별로인 영상은 끝까지 잘 안 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PC를 통해 듣는 비대면 강연에서는 전달력이 탁월해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즉 스피치 능력이 언택트 시대에도 중요하다는 말인데 누구에게 스피치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아나운서들에게 배울 수도 있겠지만 특히 내가 눈여겨보는 직업군은 성우다. 왜냐하면 성우는 ‘스튜디오라는 공간적 제한에서 소리만으로 연기하는 역할’인데 청중 없이 홀로 강연을 해야 하는 코로나 시대 강사의 입장과 유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오디오북 시장도 무섭게 성장하는데 작가나 강사들도 성우처럼 낭독할 줄 안다면 몸값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어쨌든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스피치 훈련은 계속해서 해나가야 할 것이다.


3) 영상- 편집력


앞서 전달력을 강조해서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어눌한 전달력도 편집으로 커버 가능하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말솜씨가 유창한데 직접 만나보면 말이 어눌하거나, 오프라인 강연실력이 꽝인 크리에이터들 은근 많다. 다 편집의 힘이었던 것이다. 물론 콘텐츠가 최우선이지만(먹방 유튜버 ‘입짧은 햇님’이 무슨 화려한 편집을 쓰나?) 영상에 날개를 다는 것이 편집이다. 강사 스스로 편집 능력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잘 맞는 영상회사나 PD와 협업을 해보라. 앞으로 재능 있는 강사와 감각 있는 PD가 만나면 파생될 비즈니스가 꽤 많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편집 능력뿐 아니라 오프라인 강연 실력까지 겸비한다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온라인 속에서만 활동하는 한계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유튜브 열심히 하라. 돈을 벌라는 것이 아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기업과 교육담당자들이 유튜브 보고 찾아온다. 유튜브를 통해 강연 의뢰나 콘텐츠 제작 요청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어느 글로벌 기업의 임원이 말한 “유튜브에 내 이름을 검색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디지털 상점의 매대(Digital Shelf)에 판매할 상품(자신)이 없다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잊지 말라.



글쓴이 :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

저서 : <강연의 시대>, 제3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 본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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