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구성-촬영
온라인 강연 콘텐츠를 만드는 순서를 나는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구상, 2단계는 구성, 3단계는 촬영이다. 상세하게 설명하자면 1단계는 컨셉 발견을 위한 ‘구상’, 2단계는 구상한 것을 짜임새 있게 배열하는 ‘구성’, 마지막 3단계는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촬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 그렇다면 온라인 콘텐츠 수익화의 제작 3단계를 살펴보자.
1단계. 구상(Invention)
구상 단계에서는 가장 먼저 “컨셉”을 잡아야 한다. 경영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의 책을 다수 번역한 故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은 “우리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생기기 전까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반대로 컨셉을 갖게 되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곳에서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나는 강연 기획가이다. 강연 사업을 하면서 쓴 조각 원고가, 분에 넘치게도 제3회 브런치 대상을 수상하여 <강연의 시대>를 펴냈다. 논문도 이쪽으로 쓰고 있다. 계속 이 분야를 파고들 생각이다. 그런데 어느 날 대형 온라인 기업에서 ‘신입사원의 마인드셋’ 컨셉으로 콘텐츠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강연 사업만 10년 가까이 해왔지, 직장인의 고충과 생리를 나는 모르기 때문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다른 강사에게 넘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여 보니 내가 할 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미 장사경험, 학생 창업 이외에 유명인사, 재벌 2세, 500억 자산가, 대기업 임원, 사장, 말단직원, 공무원 등을 두루 접하며 겪은 노하우를 적어도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찍었다. 현재 유료 판매하고 있고, 모 진흥원과 비슷한 컨셉으로 3차수 촬영 예정이다. 요즘엔 이쪽 강연 요청이 많은데 결과적으로 어쩌다 들어간 분야에서 새로운 컨셉을 찾은 셈이 된 것이다.
당신만의 아카이브를 만들어라
이제부터는 사방에서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신문 기사와 책, 잡지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논문도 살펴보라. 이때 당신만의 ‘아카이브(지식창고)’가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스피치 분야에 이런 말이 있다.
“무슨 말을 할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당신의 토우피(topoi)로 돌아가라.”
여기서 토우피란 아이디어의 집합을 말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2만 권의 책, 1만 장의 음반, 5천 장의 DVD, 5천여 점의 수집품이 진열된 자신만의 아카이브 공간(이것을 그는 ‘파이아키아’라 부른다)을 구축했다. 그는 방송이나 집필, 강의의 소재가 필요할 때 책으로 둘러싸인 ‘파이아키아’에서 영감을 얻는다. (정재승 교수는 주최 측으로부터 강연 사진까지 받아 아카이빙 해둔다). 나 역시 원고 청탁이나, 새로운 강연 요청 시 글감과 소재가 떠오르지 않을 때면 나의 비공개 카페나 워크플로위에 접속한다. 수많은 경우, 창작 방향의 해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단계. 구성 (Organization)
강연 콘텐츠 기획안
구성 단계에서는 ‘강연 콘텐츠 기획안’과 ‘강연 세부 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 책의 목차를 쓰듯, 전체 커리큘럼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강연 콘텐츠로 쓸 만한 것들을 취합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 배열하면 되는데 아래는 총 16차수의 강연 주제를 빈 서식에 채운 것이다.
강연 세부 계획안
다음으로 할 일은 각 차수별 ‘강연 세부 계획안’을 만드는 것이다. 1차수의 세부 내용의 초안을 잡는 것이며 그 내용에 맞게 강연 원고를 작성하면 된다. 아래 파일은 세부 계획안의 일부만 공개한 것이다.
3단계. 촬영 (Video + Delivery)
촬영 단계에서는 강연 내용을 확실하게 내면화하여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고를 반드시 써야 한다. 원고에 대한 말이 나올 때 나오는 반박 중 하나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것'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라이브 방송에서 어느 시청자가 “평소 방송할 때 얼마나 준비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그가 답변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방송이나 강의를 할 때 원고를 준비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말은 말다워야 하고, 글은 글다워야 독자나 청중이 가장 편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아무 준비도 안 하는 건 아니다. 일단 머릿속으로 정리를 한다. 가령, ‘성장영화’에 대해 말한다면 머릿속으로 대략 7개 정도 구획을 짓고, 그것들을 떠올리며 말하는 방식을 쓴다. 원고를 달달 외워서 말 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면 청중이 바로 알 것이다. 가장 말답게, 자연스럽게 하려고 일일이 준비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의 말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첫째, 이것은 일반인이 섣불리 따라 하기 어렵다. 그는 보통 수준은 넘는 지식의 소유자다. (참고로 서울대를 나왔다.) 일반인이 원고없이 즉흥적으로 하는 말은 콘텐츠의 질이 천태만상이 된다. 그리고 그는 ‘빨간책방’을 7년이나 진행한 프로 방송인 아닌가? 카메라 앞에 처음 선 강사가 그의 현재 시점을 그대로 따라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둘째, 글과 말을 이분법적 사고로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글과 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문체가 해결한다. 기본적으로 글은 문어체이다. 문어체로 쓴 글을 달달 외우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구어체로 바꾸는 것이 해결책이다. 문어체를 구어체로 수정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문어체 : 일반적으로 인간이 모여 집단을 형성하게 되면 각자의 개성이 그 집단의 정체성을 결정합니다. 구성원이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인가에 따라서 보수적 성향의 집단, 진보적 성향의 집단. 지성적 성향의 집단 등으로 구별됩니다.
구어체 : 사람들이 모여 집단이 만들어지면 어떤 특성이 나올까요.
아마 경험이 있으실텐데,
개성이 있는 여러 사람이 모이면 처음에는 통일이 안 되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하나로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처 : 스피치커뮤니케이션(임태섭)
끝으로 카메라 앞에 자주 서는 습관을 길러라. 강연하는 모습도 정확히 관찰하여라. 어느덧 카메라가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보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찾는 프로 강사가 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자, 이제는 콘텐츠를 수익화 하는 법이 남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