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남동 심리카페 Apr 15. 2024

작은 계기로 생겨진 마법에는 가벼운 신발이 필요하지

상대의 기분과 감정을 읽지 못하고 공감과 교감을 못하는 분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스토리를 읽고, 스토리를 만드는 감수성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죠. 


이와 비슷하게, 변화와 시도가 필요한 상황에서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분들 또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스토리를 읽지 못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감수성이 약하다는 것이죠. 


경직되어 있는 분들은 따라 하면 되는 매뉴얼과 확실한 정보가 없으면 행동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경직되어 있는 분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막상 매뉴얼과 정보가 아닙니다. 막상 그런 것이 주어져도 확신을 못 갖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법을 이야기를 해주어도 자신이 갇힌 세상에서 나오지를 못하고 있는 분들이 변화와 시도를 하기 위해서, 바라는 변화와 시도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유용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를 읽고, 스토리를 만드는 감수성을 살리고 키우는 것입니다.


사진: Unsplash의Nong


스토리를 읽고, 스토리를 만드는 감수성 역시 감각과 근력과 같아서 자꾸 사용하고 노출시켜야 살아나고 키워지게 되죠.


그래서 전 이번 '서산에서 일주일 살기', '서산에서 힐링하기'의 시간에 살짝 소설 같은, 영화 같은 이야기를 입혀보았습니다. 일어난 일에 색과 향을 입혀보는 것이죠. 이 글의 제목처럼요. 



작은 계기로 생겨진 마법에는 가벼운 신발이 필요하지



이 생각은 서산시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었다고, 선정이 되었다고 메시지를 받은 다음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광고 멘트를 듣고 마음속으로 했던 말이었어요. 그 광고는 다름 아닌, 운동화 스케쳐스 광고였죠.


모든 것들이 운명처럼 일어났죠. 겨울에 신으려고 산 신발을 신고 있던 중이었고, 날 움직이게 계기가 생기고, 날씨는 봄이고, 일상에 변화가 필요했고,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었고, 발이 가벼우면 더 걸어 다니고 싶어질 것 같고요. 


<스케쳐스> 광고 
"음, 뭐부터 챙길까? 많이 걷겠지. 뛸 수도 있고, 아, 워크아웃, 내 앞에 어떤 길이 있을지 모르니까. 워킹도, 러닝도 워크아웃 하나로, 스케쳐스."


그냥 생각만, 상상만, 말만 소설같이, 영화같이 하는 것은 스토리를 읽고, 스토리를 만드는 감수성의 감각과 근력을 키우는 데에 약하죠. 좀 더 그 색과 향을 살리기 위해 좀 더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물건을 사기로 했죠. 바로 스케쳐스 신발들을 검색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주문을 했죠.


<스케쳐스> 광고
"스케쳐스 맥스 쿠셔닝을 신게 된 후부터, 
좀 걷지 뭐.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면 되고, 조금 멀면 뛰어가면 되지~ 
걷고 뛰는 편안함이 맥스~ 스케쳐스 맥스 쿠셔닝."


라디오에서 나왔던 스케쳐스 광고 문구가 인상적이어서 유튜브에서 다른 스케쳐스 광고들도 찾아서 봤었답니다. 특히 저 두 광고가 더 설레게 만들어 주더군요. 


다음 날 주문한 운동화가 왔고, 서산으로 떠나는 날 더욱 설레게 절 만들어주더군요. 






올해 초에 어떤 분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일상에 변화를 주려면, 차라도 새로 살까요?
차를 새로 사면 좀 기분이 좋아지려나요?



차를 좋아하고, 갖고 싶었던 차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런 스토리가 없는 비싸고 좋은 새것의 물건을 산다고 기분이 좋아지고 일상에 변화가 생기고 그러는 데에는 그 효과가 크지 않답니다. 


스토리를 읽고 스토리를 만드는 감수성이 약한 분들이 빠지게 되는 약점이고 함정인 것이죠. 


저에게 일어난 일은, 지자체에서 매년 진행해 오던 바이럴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해 오는 사업에 뽑힌 것, 그래서 숙박비 6만 원과 식비 8천 원을 받게 된 것, 그게 다이죠. 그리고 7만 원 정도의 새 운동화를 산 것이 다이고요.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고, 서산이라는 곳은 그렇게 특별한 곳도 아니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만 생각하는 곳에는 당신의 이야기라는 것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사진: Unsplash의Jon Tyson


분석적인 해석과 이해가 아닌 소설적인 요소를, 영화적인 요소를 입혀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상황과 환경을 만들고 인식하면 똑같은 일, 똑같은 상황, 똑같은 장소도 마법 같은 일, 신기한 일, 흥미로운 일이 됩니다. 


나에게 일어난 일, 내가 행한 일, 내가 있는 장소,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에 소설적이고 영화적으로 스토리를 입히는 것은 내가 보내온 시간들과 겪었던 일들에 대한 이해가 반영됨으로써 살아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나의 이야기의 주인공이 좀 더 주인공일 수 있게, 좀 더 움직이고 시도하고 행동할 수 있게 상황과 장치들을 만들어주고 준비해 주는 것도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해 주죠. 



작은 계기로 생겨진 마법에는 가벼운 신발이 필요하지



비싸고 좋은 새 차를 사는 것처럼 큰 비용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무턱대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닌, 상상 공상이 아닌 현실의 순간에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변화를 하고, 시도를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는 유용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하고 떠났던 서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 중의 하나인 간월암에 대한 모습을 담은 글이 작은 영감과 기운을 당신에게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내일 아침 서산으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서산시내와 간월암의 시공간 안에 저를 넣고 싶거든요. 

이전 01화 SUPER 이끌림이 아니어도 되었던 낯선 곳으로의 떠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