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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 Apr 30. 2019

결혼에 관하여

결혼은 세상의 나머지 절반을 발견하는 일

남들보다 꽤 이른 나이에 결혼한 덕분에 미혼자들로부터 '결혼하면 뭐가 좋냐'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지 않고 항상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그보다도 더 좋은 답은 아마도 그 동안 세상의 반쪽만 보고 그게 전부인 줄 알고 살아왔다면, 이제는 나머지 절반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



왜 내장을 돈 주고 먹어?라고 했던 내가 곱창을 가장 즐겨 먹게 된 것,

수입 제품이 무조건 좋은 줄 알았던 내가 화장품은 국산 것도 좋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계절마다 나는 제철 나물은 대체 얼마나 그 종류가 다양한지,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갖가지 나물 반찬을 먹게 된 것 (feat. 장모님), 

후식으로 디저트 먹어야 외식인 줄 알았던 내가 이제는 밥만 먹고 뒤돌아설 줄 알게 된 것, 

그리고, 남자라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여성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 것.


누구보다도 강인한 아내가 그 마초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일평생 회사원의 시야로만 바라봤던 것들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결혼하지 않았으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일. 



결혼은 한 사람의 세상을 일순간 곱절로 늘려주는, 정말이지 마법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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