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요가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rae Mar 24. 2024

싱잉볼소리, 들어 보셨나요?

싱잉볼 수업을 하고 물어보았어요.


어땠나요?

누군가는 어색하기도 했을 테고 누군가에겐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감각에 그저 웃고 요가원을 나섰겠지요.


저와 이름이 같은 회원님은 오랜만에 온전한 사바사나를 하고 다시 깨어난 기분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다시 돌아간 일상에서 여유롭게 이완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했죠.


얼굴에 긴장을 하고 살았는지 인지하지 못했는데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조금씩 얼굴에 힘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고도 했어요. 저는 보았어요. 그분이 가장 편안한 얼굴로 하고 옅게 잠든 모습을요. 잠이 든 그녀에 곁에서 은은하게 싱잉볼을 치고 더 편안해지기를 마음속으로 바랐어요. 싱잉볼의 파동에 제 마음을 담아서요.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그리고 혼자서 이끌어 가야 할 일이 있기에 얼굴과 그 표정 속에 나도 모르는 사이 쌓여가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거울을 보면 어느 순간 미간에 인상을 잔뜩 쓰고 있어서 눈썹 사이를 손으로 꾹꾹 누르곤 해요.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는 싱잉볼 소리는 사실 나에게도 전하는 소리예요. 지쳐있는 나를 속이면 어느샌가 터져버릴 것을 알면서도 꾹꾹 눌러 담아 버리죠. 그대들에게 편안한 시간을 남겨주고 싶어서 집에서 혼자 싱잉볼을 치는 시간. 저는 다시 싱잉볼을 처음 만났던 인도로 돌아가고 말았어요. 그리고 눌러 냈던 감정들이 튿어진 틈 사이로 새어 나왔죠.


이렇게 싱잉볼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 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의식 속에서 떠다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기도 해요. 소리는 우리의  생각보다 강한 힘을 가진 것 같아요. 그 소리가 길게 이어지는  파동과 함께하면 더 그러하죠.


지쳤던 마음을 속이고 있었다면 싱잉볼을 들으러 와요. 당신 스스로에게 바다를, 숲을, 편안한 숨을 선물해 주어요. 한숨, 한숨을 깊게 쉬고 잠에 들었다 깨어나면 우리는 다시 살아난 것처럼 기지개를 켜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마치 잠깐 죽었다 새로운 생을 살러 온 것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왜 요가 강사가 되고 싶었냐는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